왜 이런 걸 아직도 안 버려서……
이사를 하려고 짐을 정리하다 2015년 다이어리를
발견했다. 다이어리 내용을 보기 두려웠지만
호기심에 져서 안의 내용을 읽었다.
2015년은 내가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신혼 때였다.
내가 쓴 몇 개의 글을 읽으면서 전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들었는데 그때 전처가 나에게 쓴 메모를 발견했다.
그리고 소름이 돋았다. 그 메모에는 그녀가 나에게 했던
가스라이팅이 쓰여 있었다. 온갖 원색적인 비난이
수려한 글귀와 동정을 부르는 표현으로 써져 있었다.
순간 전처의 목소리가 실시간으로 들리는 듯해서
기분이 나빠졌다. 그래서 일말의 고민 없이 그 메모를
찢어서 버렸다. 그리고 남은 건 다이어리……
많은 추억이 남아서 버리고 싶진 않지만 버리는 것이
옳은 판단일 것이다. 다만 그냥 버려서 누군가가 읽게 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이건 내일 아침에 태워버리려고 한다.
다 버린 줄 알았는데 왜 이런 걸 남겨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