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는 배추김치 요리수업할 때 사용하자!
요리수업 3일 차
오기가 생겼다.
이대로 포기를 하고 싶진 않았다.
이번 수업부턴 내 태도를 바꾸기로 했다.
천상 대문자 'I'인 나로서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하기로 다짐했다.
궁금한 게 있으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물어봤다. 도라지와 더덕의 차이를 모르는
요리 초보인걸 인정하고, 선생님께 물어봤다.
칼질을 하는 방식이며, '채썰기'와 '다지기'의
차이도 물어보면서, 요리 수업에 임했다.
실습하는 시간에는 순서가 기억 안 나면
수첩에 적은 것을 보고, 그걸 보고도 기억이
안 나면 손을 들어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다른 이들이 이미 요리를 만들고, 설거지를 해도
난 배운 2가지 요리를 완성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수강생들이 한두 명씩 자리를 떠날 때도
난 집중해서 요리를 만들었고, 그렇게 요리를 완성했다.
비록 요리는 다 태우고, 누구에게 보여주기도 민망한
수준이었지만, 나 스스로 해냈다는 뿌듯함에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요리 2개를 완성하니
시간은 이미 2시간가량 지나있었다.
그렇게 요리를 완성하고 사진을 찍고 내 자리를
정리하고 시계를 보니 저녁 9시 30분
다른 수강생들보다 30분 이상 시간이 더 걸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해낸 나 자신이 왠지 대견했다.
역시 사람은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처음엔 주위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너무나도 부족한 나 자신에 절망도 했는데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기초를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요리를 배우니 좌절감과 패배감이 사라졌다.
오늘은 퇴근할 때, 더덕이나 사서
수업시간에 배운 더덕 생채나 만들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