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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ggy pie Apr 06. 2022

한 조각씩 꺼내먹어요

지난날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큰 힘이 되는 순간들을.


여느 때와 같이 메일함을 확인하며 하루 업무를 시작하던 보통의 날들 중 하루였다.

회사 웹메일을 주고받다가 비자 관련된 내용을 찾을 일이 있어 내 개인 메일함에서 '비자'를 검색했다.

평소에 거침없이 카드를 긁어댄 탓에 수많은 소'비자'보호 검색 결과를 쭉 내려보다가 ooo과장/싱가포르 법인 ooo로부터 받은 '비자'승인 메일이 눈에 띄어 이미 읽음 표시가 된 메일을 한 번 더 클릭했다.


비자 승인 문서 출력 후, 입국심사 시 보여주면 입국하는데 문제없을 거란 내용과 함께 싱가포르 대사관에서 승인받은 비자 서류가 들어있었다.

겁도 없이 하고 싶은 게 많던 스물두 살, 대학교 졸업도 전에 해외취업이라니. 첫 영문이력서 제출과 두 번의 ZOOM 영어면접을 통해 스스로 얻어낸 첫 결과물이라는 생각에 벅찬 마음으로 WP비자를 손에 꼭 쥐고 출국 준비를 하던 그때의 내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맞다, 싱가포르에 살면서 난 너무 행복했다. 싱가포르에서 당시 22년 인생을 통틀어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순간이 몇 번씩이나 찾아왔는데도 말이다.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도록 그 순간과 감정을 고스란히 남기고 싶어서 글도 많이 쓰고 사진도 많이 찍고 참 부지런히 움직였다. 어렸던 내가 이런 생각을 했다니 peggy pie 잘했어!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28년 인생 중 내가 가장 힘들었고 행복감을 느끼며 살았던 golden age는 싱가포르 외노자였던 말괄량이 22살의 나였다.


일하던 도중 뜻하지 않게 검색했던 '비자' 메일 한 통이 나의 "보통의 하루"를 고맙게도 "특별한 하루"로 만들어준 셈이다. 물 흐르듯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초점 없는 지금 나의 눈빛을 지난날의 내가 반짝반짝 빛나게 해 준 것이다! 그러니까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신나지 않을 수가 없다 :)


Accordingly, 다시금 지난날의 수많은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보고자 한다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나와 (혹시  글을 통해 도움이 된다면) 누군가에게 용기와 활력을 주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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