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주택살이- 고양이 2편

우리 집 마당의 이웃이자, 식솔 냥이들의 에피소드

by 살림하는 과학교사
주택살이, 우리 집 마당과 창고에는 고양이들이 산다. 기존 집주인이 길렀으나 자유를 향해 떠난 찰스, 찰스의 딸이라 추정되는 뽀뽀, 그리고 이사 왔을 때부터 같이 숙식하고 있는 하양이와 센터, 빼꼼이 이렇게 총 5마리가 있었다. 바로 8월 전까지는 말이다.

그런데 그 가계도가 조금 더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중성화수술을 놓친(우리 가족에게 반려동물, 길고양이, 중성화? 그 어떤 배경지식도 없는 무지한 상태였음) 하양이와 센터가 각각 새끼 세 마리를 낳은 것이다.

사실 하양이는 언제 어느새 낳는지도 모르게 8월 초 세 마리의 새끼를 데리고 기세등등하게 나타났다. 분명 매일 아침저녁으로 밥을 먹고 낮에 마당 데크에서 자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여름성경학교 캠프를 다녀온 8월 15일 우리 두 아이들이 일제히 소리를 질렀다. 엄마~~~ 센터가 아기를 낳았어.... 2박 3일 집을 비운사이 센터는 새끼를 낳고 보금자리까지 마련한 것이다.

그럼 총 몇 명인거지? 아니 이사오고 네마리의 식솔에서 11명으로 늘어나다니....!!!!!

가계도.jpg 우리 집 이웃, 고양이 가계도
찰스 센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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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왼편에 우리 집 이웃이자 대장 찰스, 그 뒤편에 새초롬하고 예쁜 센터, 오른편 사진 속에 언제나 느긋하고 순둥순둥한 뽀뽀

갓 태어난 새끼를 우 리아이들은 신이 나서 만지고 보고 또 보고를 반복했다. 그리고 그다음 날에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달려갔는데 웬일? 센터는 있지만 갓 태어난 새끼 세 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간 걸까?

어떤 이들은 손을 타면 자기 새끼를 죽인다고 하고, 어떤 이들은 아마 숨겨둔 거 아닐까? 한다. 센터와 센터의 세 마리 새끼들의 이야기는 우선 3편으로 미루고 하양이네 가족 이야기를 해보련다.




하양이 녀석이 보통이 아니다. 어느 정도 커서 젖도 빨지만 사료도 먹을 정도가 되어서야 자기 새끼들을 데려오다니 말이다. 엄마 품에 안겨 젖을 빨다가 잠드는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우리 아이들은 보자마자 새끼들에게 이름을 붙여준다. 덩치 순이 태어난 순이 되어 버린 하정이, 하냥이, 하옹이, 그런데 세 마리의 새끼 중 한 마리가 심상치 않다. 하옹이는 한 쪽눈에 장애가 있었다. 알고 보니 길고양이들에게 흔하게 오는 감염병중에 하나라고 한다. 한쪽 눈에 장애가 있어서인지 체구가 작아서인지 하옹이는 항상 엄마 곁이다. 그리고 하양이에게도 가장 애착가는 아픈 손가락이지 않을까 싶다. 젖을 빨아도 하옹이가, 밥을 먹어도 하옹이가 먼저,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먼저 곁을 준 아이다. 아침에 커튼을 젖히면 나의 두 자녀에게 하양이가 다리사이로 오며 가며 부비고, 바로 옆의 하옹이가 항상 곁을 둔다. 동물이면 경기를 일으켰던 나의 첫째가 처음으로 마음을 준 아이다.

우리 집 이웃, 하양이와 새끼인 하정, 하냥, 하옹

나는 장애가 있는 그 새끼 고양이를 보며 처음 든 생각은... "음 별로 안 이쁘네..." 그리고 정이 조금 드니 눈이 속히 낫길 바라는 정도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우리 애들은 자기들 곁에 있고 만질 수 있도록 내어주니 더욱 이뻐했다. 우리 아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고양이가 하옹이고 "하옹아~하옹아~" 불러주고 하옹이가 보고 싶어 하교 후에 대문 앞에서 달려온다. 그런 나의 두 아이들을 보면서 배우는 것들이 참 많다. 차별하지 않는다는 다는 것, 외모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 장애여부와 관계없이 선입견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밭이 있다는 것.. 그런 그 순수하고 편견없는 마음을 잃지 않고 자랄 수 있을까?


얼마 전 갑작스러운 비가 내린 일요일, 그때 다른 고양이들은 다 창고 안으로 숨어 들어가 있었는데 하옹이는 웬일인지, 비를 좀 맞았다. 길고양이니, 비를 맞기도 떨기도 한다고 단순히 생각했던 건 나의 오산이었다. 그다음 날, 똥꼬에 똥이 약간 나와있어서 애들이, 하옹이 똥꼬에 똥이 있어... 변빈가 봐~~ 이러면서 애기들도 똥 못 살 때 있잖아.. 너무 단순하게 넘겼는데.... 그것이 아프다는 신호였던 거였다.

그 다음날, 하교후 아이들이 하옹이 상태가 안 좋다고 큰소리로 나를 불렀다. 비를 맞고 나흘째 되는 날이였다. 하옹이 숨소리가 심상치 않았다. 한쪽 눈이 아니라 두쪽 눈에 눈곱이 끼어있었다. 급히 하옹이를 데리고 길고양이를 받아주는 동물병원으로 달려갔다. 상태를 보시더니 우선 감염여부를 확인하셨다. 다행인 건 감염병은 아니고 아무래도 감기가 심하게 왔고 숨소리를 보아하니 아무래도 어렵겠다고 하신다.

이때 나보고 선택을 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 그 선택은 치료가 될 때까지 이 고양이를 개인적으로 치료할 것인가? 아니면 국가적 차원의 의료보장을 해드리며 치료할 수는 수준까지 하실 것인가 였다. 순간 나는 그 갈림길 앞에 고민과 알 수 없는 벽이 느껴졌다. 하루에 4-5만 원을 들여가며 치료해도 치료여부를 알 수 없는, 그렇다고 돈 때문에 그냥 두고 갈 수도 없는.... 난감하고 고민되는 상황에서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그저 밥을 먹이는 길고양이들이라면 새끼들이 감염되지 않게, 그리고 이렇게 아프지 않을 수 있게 되도록이면 빨리 데려오라는 것이다. 잘 몰라서 그렇지 이곳에서 어느 이상 키우고 중성화수술을 한 뒤 방사시킨다는 것이다. 난 아픈 길고양이를 데려가거나 분양이 안되면 안락사를 시킨다는 소문 때문에 더더욱 데리고 오지 못한 건데....

의사 선생님이 나의 동공이 흔들리는 것을 본 것인가? 자신의 동물병원에서 자연사 한 고양이와 성장해서 방사된 고양이, 안락사된 고양이의 통계표를 보았다. 치료되거나 길에서 데려와 방사된 고양이의 비율이 약 60%, 자연사된 고양이 30%, 안락사된 고양이의 비율은 약 5%이다. 그 통계표를 보니 안심이 되었다.

제발, 보통의 치료를 통해 하용이가 낮기를 기도하며 돌아왔다. 마지막으로 하옹이 소식을 물어봐도 되냐고 하니 키우실게 아니면 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고 한다. 나는 이제 돌아가서 어떻게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야 할까? 아마도 너무 늦었다는 의사 선생님의 설명을 전해야 할지. 아니면 그곳에서 잘 크고 있지만 분양받을 것이 아니면 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고 해야 할지,,, 그리고 우리 집에 있는 나머지 다섯마리의 새끼 고양이는 어떻게 해야하 것인가?

결국 나는 우리 집 이웃을 지키는 것조차 어려운, 그 누구의 생명도 책임질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어쩌면, 우리 집 가계도의 11마리 고양이 중 1마리를 잃은 날이다. 그리고 몇 명의 고양이를 더 잃게 될지, 혹은 더 생겨날지 그 앞날도 가늠할 수 없을 거 같다. 다만 우리 집에 오는 고양이들에게 물과 밥을 주고 잘 지내는지 아침저녁으로 안부를 물으며 기도할 수밖에...


그런데 또 다른 반전이 찾아왔다. 하양이가 사라졌다.

우리가 자기 새끼(하옹이)를 어딘가로 데려갔다고 생각한 걸까? 우리에게 배신감을 느낀 것인가? 하옹이를 동물병원에 데려다준 그다음 날 하양이와 두 마리의 새끼가 사라졌다. 며칠 동안 보이 지를 않는다. 집을 나가 버린 것이다. 아... 이런...

하양아~~ 하양아~~ 아이들은 하양이가 사라져서 상심하고, 나는 하양이가 보통 똘똘이가 아니네... 엄마이니 새끼에게 위협이 될까 싶어 아무래도 집을 나선 것이다.

하양이와 두 마리의 새끼는 이제 볼 수 없는 것인가? 진정??
집 나간 하양이의 이야기는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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