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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작가 Jun 28. 2022

승진 누락

무기력의 원인이지만 승진은 운이다.

나는 승진 첫해 떨어졌다.

회사에 굉장히 큰 성과를 보였고, 직속 임원이 S등급 주었고, 모두가 인정해줬음에도 불구하고 떨어졌다. 이유가 부장은 원래 한 번에 승진하는 것이 아니란다.


두 번째 승진에서 또 떨어졌다.

두 번째도 회사에 큰 성과를 보였고, 직속 임원이 S는 아니었지만 A등급 주었고, 이 역시 다수가 성과를 인정해줬다. 그런데 또 떨어졌다. 이유는 본부 내 나보다 나이도 많고 1년 더 누락된 차장(난 2년 차 누락, 그는 3년 차 누락)이 승진 대상자였고, 부장 승진 TO문제로 성과와 상관없이 그가 승진했다.


회사의 큰 성과, 회사 매출에 큰 기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 순, 타이밍, 운도 없이 (혹은 여자라서..) 승진하지 못했다.


열심히 일하던 내게 무기력의 원인은 승진 누락이었다. 이 회사에서 나는 더 이상 승진을 못하는 건가 싶었고, '어떤 일을 해도 승진을 못하겠다'라는 생각에 무기력해졌다. 어떤 이유와 목적으로 일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진심으로 아무것도 하기 싫었던 몇 개월이 있었다. 첫 번째 승진 누락됐을 때는 약 3개월 무기력이 지속되었고, 두 번째 승진 누락 시에는 약 6개월 무기력이 지속되었다.




김경일 교수님 책에서는 무엇보다 무기력증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은 이런 무의미한 일을 과감히 포기하고 집착하지 않는 것이란다. 빠져나온다는 것은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억지로라도 움직여야 하고 물리적인 운동을 해야 한단다. 예를 들어, 정리하기 ( 정리, 서랍 정리, 설거지  아무거나 정리, 동네 외출등) 작은 것을 해나가는 미시적인 방법으로 빠져나오는  중요하단다.


나는 빠져나오고 움직이기 위해 이직을 고민했다. 첫 번째 승진이 떨어졌을 때 이직보다는 체념을 했었고, 두 번째 승진이 떨어졌을 때 적극적으로 이직 활동을 하였다. 면접도 몇 군데 보고, 합격한 회사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이직하지 않고 현 회사에 아직 근무 중이다.

막상 이직을 하려 하니 퇴사 사유가 승진 누락이라는 1가지 이유뿐이라 이직 결심이 쉽게 서지 않았다. 회사와 집과의 거리, 가까운 동료와 직장상사와의 관계, 현재 내 직무의 만족도 등은 퇴사 사유가 되지 않았다. 결국, 움직이고 무기력에서 빠져나올 다른 방법을 고민했다.


무기력에서 빠져나오는 걸 도와줄 사람을 만나라. 위로가 아닌 격려를 해줄 사람을 만나라. 이것도 김경일 교수님의 추천 방법이다. 위로는 따뜻한 말이고 달래주는 행위다. 격려는 내가 앞으로 나아가게 하거나 슬프고 힘든 일을 지나쳐가게 해주는 말이다. 따뜻한 말뿐 아니라 내가 지금 자리에 머물르지 않고 움직이게 만드는 동력을 조언해줄 사람을 찾는 중이다.

우선 내 직무에서 정년퇴직하신 분이나, 나와 비슷한 연배에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 즉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비슷한 상황과 경험을 한 사람들을 찾아 대화하는 것이다.




문제의 가장 좋은 해결은 시간이랬나. 시간이 흐르면서 승진 누락으로 인한 무기력은 과거 문제이기 때문에 또 떨어질 불안감이라는 미래의 문제로 바꼈었다. 늘 후회와 불안이라는 감정은 과거와 미래를 고민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감정의 발란스를 현재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현재에 집중하다 보면 승진보다 더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있고, 좋게는 돌아보지 못한 행복한 일과 챙겨야 할 고마운 사람들도 보이게 된다.


승진 누락은 큰 이유가 없다. 승진은 운과 타이밍이다. 시간이 지나면 부정한 감정도 사라지고, 또 다른 문제가 생겨 해결하기 바쁘거나, 돌아보면 긍정적인 감정을 만들어 줄 요소들이 산제 되어 있으니, 과거 결과는 접고 현재에 집중하여 내 감정을 편하게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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