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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작가 Jul 06. 2022

블라인드 부작용

소나무 숲이 아닌 때도 있다.

최근 회사 블라인드에서 악성 공격을 받던 팀장이 있었다. 나는 업무적 communication  일이 있어서 업무적으로만 알고 있던 팀장이었는데, 블라인드에서 익명의 불특정 악성 글의 대상이  팀장인 것을 추측할  있었다. 악성 글의 주제 대부분은 상사 갑질  성추행이었다. 내가 아는   팀장이 적어도 성추행으로 거론될 만한 사람은 아니었는데,  역시  의아스러웠다.


나는 블라인드 글들을 훑기만 하는 편이고, 확실하지 않은 일이기도 하여 그의 글을 보고 잠시 잊고 지냈었다. 그런데, 그 팀장이 지나가다 나를 잠깐 보고 대화를 요청했다. 그 팀장은 블라인드에서 끝날 줄 알았던 그 사태로 인해 징계 위원회에 진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회사에서 성추행 사건은 사건 파악 및 진술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 사내 변호사와 진술 확인 중이라 하였다.


 팀장은 블라인드에서 거론된 본인 글들이 와전되고 악성으로 변해 진실처럼 고정되어 버렸다고 한다. 특히, 성추행은 완벽한 거짓이라고 하였다.  팀장은 업무적으로 잘했다고 여직원 어깨를 '툭툭'   것이 성추행으로 고발되었다. 본인도 지금은  실수와 후회를 하겠지만, 요즘 세상 여직원이고 남직원이고 신체적인 접촉에서 오는 불편함과 나쁜 기분은 무조건 성추행으로 취급되어 조심해야 하는 세상이다.

나는 여자이지만 남자 직원들과 편하게 지내지 못하는 분위기를 느낀다. 남자들처럼 담배 피우는 자리  술자리에서 오고 가는 공감과 소통에 끼지 못하는 생물학적인 여성 때문에, 나를 가끔 남자들의 술자리에 끼워주는 것에 오히려 감사할 때도 있다.


또한, 그 팀의 업무는 엄청 엄격하게 관리되는 직무라, 그 팀장의 업무 스타일이 다소 hard 하였고 MZ 세대까지 포함된 그의 팀원들은 팀장 업무 스타일이 엄청 싫었던 것 같다. 그 팀장의 팀원들 불만이 여러 가지 이유로 쌓였던 것 같고, 그것이 해결되지 않은 채로 억울한 공격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본인은 항변이나 묵묵히 기다리면 언젠간 진실은 밝혀지고 상황이 종결될 줄 알았지만, 악성 사건이 진실처럼 번지고 있음이 억울해 사람들에게 진실을 말하고 밝히고 있는 중이었다.




이후 들어보니  팀장의 징계 위원회는 진실이 밝혀지고 성추행 사건은  마무리된  같다. 하지만, 블라인드라는 공간이 어떤 직장인들에게는 소나무  같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정신적인 고통을 주는 곳이다. 내가 블라인드를 처음 접했을 때는  회사의 빠르고 부수적인 정보 획득의 툴로 사용했지만, 지금은 블라인드 몇몇의  속에서 느껴지는 씁쓸하고 불편한 감정 이입 때문에 나는 결국 블라인드 앱을 지웠다.


블라인드 글은 공식적으로 조사가 어렵다고는 하나  캡처하여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아이디와 가입된 이메일 계정, IP 통해 미국 블라인드 본사의 협조가 있으면 잡을  있다고 한다. 악성 루머 작성자가 탈퇴하지 않는  찾을  있다고 하지만, 방법이 어렵기 때문에 악성 루머의 휘말리면 해결하기가 조금 어려운 듯하다.


블라인드를 직장 생활하면서 힘든 애환과 답답함을 푸는 공간으로만 활용하고, 악의적이고 악용하지 않는 매너를 지켜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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