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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작가 Jul 20. 2023

오너 회사를 다니는 40대 중반의 심경

내 나이 오너가 많다.

직장생활 거의 20년에 접어든다. 내 나이 40대 중반, 직장생활 초반 3년은 중소기업의 오너 회사를 다녔었고 이후로 10년 넘도록 전문 경영인이 CEO인 중견기업을 다녔다.


CEO 회사는 오너 회사 분위기와 달랐고  CEO 회사 입사 초반에는 오너 회사와 다른 단점에 집중하여 투덜거렸던 적이 있다.


당연한 이야기 일 수 있지만, 오너 회사는 대표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도전적인 성장을 고민하는 이면에 이슈 발생 시 임원들이 책임 전가가 심했다.


CEO 회사는 직원이 주인이다라는 직원들 마인드가 강했고 CEO들은 본인의 커리어와 단기 성장에 집중한 이면에 직원들은 업무적으로 덜 쪼였던 것 같다.




개인적 사유로 10년이상 근무한 CEO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오너 회사로 이직했다. 오랜만에 이직한 내 나이는 40대 중반이었다. 한창 일할 나이이고, 일에 익숙해진 나이이다. 그런데 망각한 것이 있다.


내가 종사하는 직군의 중견기업, 중소기업 오너 회사들은 3세 경영에 돌입했고, 그 3세들이 대부분 40대 중반이라는 것이다. 나는 내 나이대 임원을, 더 나아가 사장님과 부사장님을 모셔야 한다.




지금 회사도 사장님은 외부에서 오셨고, 부사장님 및 회사의 주요 임원은 오너 일가가 맡아 경영하고 있다. 그 외 다른 본부의 본부장님들은 사실상 나보다도 나이가 많은 50대이시다.


임원의 꿈이나 자리를 위해 직장을 다닌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나이의 오너와 내가 갑과 을의 관계라는 것이 씁쓸해진다.


내 직군의 회사들에선 위와 같은 구조가 유독 많아, 몇 년 전부터 타 회사는 오너들보다 나이 많은 임원들을 ERP로 정리 중이다. 경영난과 자금난이라는 이유보다 조직의 구조와 균형을 위한다 하지만, 결국 오너의 용이한 경영을 위함인 듯하다.


모든 오너 회사가 같은 이유는 아니겠지만, 현 오너 회사는 회사가 본인 것이니 맘대로 하겠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회사를 만들어 준 것은 직원들임을 왜 모를까...




이직 후 내 나이와 위치가 이젠 직장생활의 영원은 없고 바로 닥칠 수도 있는 내 경제 활동의 위기를 망각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내 능력과 자존감만으로 직장 생활을 하던 나에게 어느날 50대 본부장님이 말씀하시길


“우리는 토끼다. 초식동물이지. 오너들은 육식동물이다.”


라고 하신 말씀에 직장생활 그동안 헛했고 내가 얼마나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가족, 아내, 자식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과 무게감이 여자인 나보다 내 남편과 남성 직장인들은 또는 오너보다 나이 많은 직장 선배들은 더 많은 고민과 인내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겠다 싶었다.


직장이 경제활동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40-50대 직장인들은 다양한 능력과 창의적인 MZ 세대와 달리 현 직장 생활 외 할 줄 아는 일이 없고, 편하게 할 수 있는 일도 직장생활이기 때문에 경제활동으로 다른 대안이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직장은 대부분 60에 접는다. 인생은 길고 할 일도 많고 돈 쓸 일도 많다. 결혼을 늦게 하고 아이들을 늦게 낳다보니 60대에도 아이들은 대학교를 다닐 것이다. 결국 경제활동을 60 이후에도 해야 하고 접으면 안 된다.


경제적 활동을 위해 직장이 아닌 다른 대안을 50 아니 40대 중반인 지금부터 차근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뭐가 됐든 나도 사업을 하면 오너다. 아무리 월급 받는 월급쟁이어도 아직은 지금 직장의 오너들에게 꿀리고 굽신거리고 비교당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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