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후 적응은 더 어렵다.
나는 작년 11월 10년 근무하던 회사를 뒤로하고 이직했다. 이직한 결정적 이유들은 이전 나의 브런치 글에 있다. 초심을 잃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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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한 후 아무 활동도 못하고 집과 회사만 다니며 거의 일만 하던 7개월을 뒤로하고 1년도 못 채우고 또 이직했다. 정말 7개월이 빠르게 지나갈 정도로 정신없이 살았다. 1년도 못 버티고 이직한 가장 큰 이유는 젊을 때는 견디기도 했던 장거리 출퇴근 문제였다.
현재 집은 서울이고 직주거리 20분이던 회사를 뒤로하고 회사의 전망만 보고 직주거리 평균 1시간 30분 ±20분인 회사로 이직했었다.
하지만, 직주거리는 체감시간 2시간 정도로 느껴졌고, 입사 전 면접 때 내가 하게 될 직무라 들었던 업무와 좀 벗어난 업무를 배정받고 심지어 타임라인까지 쪼이다 보니, 회사의 비전과 전망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17년 넘은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체력의 한계를 느꼈고 체력에 따라 업무도 육아도 힘들다는 것을 가까이 출퇴근할 때는 모르고 장거리 출퇴근을 해보고서야 알았다. 그래서 1년도 못 채우고 다시 직주거리가 가까운 곳으로 무조건 이직을 하게 됐다.
현재는 연봉과 직급만 맞추고 최대한 집에서 가까운 회사로 이직하였다. 규모가 그간 회사보단 작지만 이번 이직 목적은 직주거리였기 때문에 대중교통 door to door time 이 40분이면 성공 아닐까?
짧은 기간 이직을 하면서 느낀 건 이직에 따르는 장점과 단점이 분명히 있었다. 이직을 하면 연봉이 오르고 매너리즘을 벗어나 약간의 쫄깃한 긴장이 생기지만, 새로운 환경과 사람에 적응해야 하는 불편함은 당연한 몫이었다. 또한 감정대로 이직이 아닌 내 상태와 내 주변 환경을 분석하고 이직하는 것이 필요함을 느꼈다.
6개월 이상, 반년 근무하고 나머지 반년을 못 참고 이직할 정도로 장거리 출퇴근은 직장맘, 40대 중반, 여성에게는 무리였는가 반문하면 나의 경우는 직주거리만 문제는 아니었다.
다른 이유 없이 먼 거리만 문제였다면, 내 체력만 욕하며 한탄했을 것이다. 나는 직주거리뿐만 아니라 업무의 속도도 매우 타이트하게 쪼였었다. 업무 속도를 쪼던 head가 회사에서 쪼이고 있음을 느꼈지만 내가 head의 쪼임을 맞추고 커버해 줄 여유가 없었다.
집이 회사와 가까우면 근무 외 시간을 조금 이용해 볼 수 있었겠지만, 아침엔 깨어있는 아이들 얼굴도 못 보고, 저녁엔 주중 하루 3시간안에 아이들 보고 저녁 먹고 집안 정리하고 다음날 준비 시간으로 소모하고 나면 못다 한 업무까지 커버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전 직장에 6개월을 있었는데도 적응이 어려웠고, 대부분 이직 경험자들이 1년 돼야 적응된다 했다. 지금 재이직한 회사는 근무 2개월 차인데 2일 같다.
옛날 3개월 3년에 심경이 달라진다는 333은 옛말 같다. 매일매일이 여전히 이직의 적응 기간이다. 내 나이 40 중반에 이직은 이제 여러모로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