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을 지배하는 국가가 세계를 제패한다!!??
중국의 스타트업 콰이쇼우가 개발한 동영상 생성 인공지능 '클링(Kling)'이 전 세계 SNS에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클링은 오픈 AI가 개발한 '소라'와 비교되며, 더 높은 성능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클링은 초당 30 프레임, 1080p 고해상도 영상을 최대 2분까지 생성할 수 있다.
아래 영상은 클링에서 공개한 영상 중 하나로, 모나리자 사진 하나를 입력받아 생성한 영상이다.
일본의 스타트업 사카나 AI가 최근 일본 전통 예술 스타일에 특화된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 모델을 출시해 역시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카나 AI는 다양한 오픈 소스 모델을 결합한 병합 진화 모델 기법을 사용해 모델을 미세조정했다. 이로써 사용자들은 일본 스타일의 고품질 이미지를 쉽게 생성할 수 있게 되었다.
참고로 사카나 AI가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트랜스포머 논문 저자가 일본에 설립한 스타트업이기 때문이다. 트랜스포머 논문은 2017년 구글에서 발표한 것으로, 챗GPT의 탄생까지 이어진 오늘날 가장 핫한 딥러닝 기법이 담겨 있다. 트랜스포머 논문을 작성한 저자들은 현재 모두 구글을 떠난 상태이며, 저자 중 마지막으로 구글을 떠난 릴리언 존스가 일본에서 설립한 스타트업이 바로 사카나 AI이다.
현재의 인공지능 시장은 미국 중심의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은 인공지능을 전면에 내세운 마이크로소프트(MS)이며, MS가 인공지능을 내세울 수 있는 이유는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는 오픈 AI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구글, 메타 등의 빅테크 기업 역시 인공지능에서 괄목할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이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업 뒤에는 엔비디아라고 하는 반도체 기업이 버티고 있다.
이처럼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세계 각국의 정보를 수집하며 인공지능 기술을 독점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을 제외한 국가는 자국의 데이터와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독립적인 인공지능 기술, 즉 '소버린 AI(Sovereign AI)'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소버린 AI는 자국의 데이터와 인프라를 활용해, 외부 간섭 없이 자국에 특화된 AI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현재 인공지능 기술의 중심은 미국이며, 영어권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어, 서구권의 문화와 가치관이 내재화되어 있다. 이러한 편향성은 특정 국가의 역사나 문화가 왜곡될 수 있는 위험을 초래한다. 얼마 전, 챗GPT가 독도는 일본 땅이라 대답한 것과 같은 편향된 답변이 이러한 문제의 대표적 예이다.
각국은 이러한 위기를 인식하고, 자국의 언어와 문화, 가치를 반영한 소버린 AI 개발에 적극적이다. 가장 앞서가는 것으로 평가받는 나라는 프랑스이다. 프랑스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미스트랄 AI가 개발한 모델 '르 챗'은 유럽 여러 국가의 언어로 검색과 분석이 가능해, 유럽 사용자에 최적화된 도구로 평가받는다.
아시아에서도 소버린 AI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 2위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중국이 적극적이며, 중국의 문샷 AI라는 기업은 자체 AI 모델을 통해 중국어 기반의 챗봇을 개발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모나리자 영상을 제작한 기업 역시 중국의 스타트업이다. 이외에도 일본, 인도, 싱가포르 등의 국가 역시 소버린 AI에 집중하고 있다.
소버린 AI의 확산이 이제 막 시작되었지만,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각국의 다양성을 반영한 인공지능 개발이라는 대의명분도 있지만, 무엇보다 독립성 보장이 크다. 현재의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인공지능 시장이, 미국 독점으로 가버릴 경우 많은 국가들은 미국의 인공지능에 종속될 위험이 있다.
이를 가장 크게 절감하고 있는 국가가 바로 중국이다.
초거대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그것도 엔비디아에서 제작하는 반도체인 GPU가 필수이다. 빅테 크 기업은 데이터 센터 구축을 위해 엔비디아의 GPU를 수 천에서 수 만개를 구입한다. 여기에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것을 물론이다.
중국 역시 미국의 반도체에 의존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에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며 중국의 인공지능 산업은 위기에 빠진다. 자체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서는 하드웨어인 GPU가 필수인데, 이 시장을 '미국의'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기에 벌어진 문제이다. 이에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중국이 눈을 돌린 곳은 중동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중동 국가 역시 인공지능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돈은 많지만 기술이 부족하다. 중국은 기술은 풍부하지만 반도체가 없다. 그래서 둘은 협업하기로 한다. 중국은 기술을 제공하고, 중동은 풍부한 돈으로 반도체를 수입하는 것이다. 이렇게 중국과 중동은 쿵짝이 맞아, 중동에 AI 데이터 센터 구축이 시작된다.
이를 그냥 보고 있을 미국이 아니다. 미국은 엔비디아, 인텔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의 중동 국가로의 수출을 지연시킨다. 중국이 중동을 경유해 반도체에 접근하려는 시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이다. 중동으로의 우회 경로까지 막히게 된 중국의 선택은 무엇일까?
바로 비공식 경로를 통한 반도체 입수이다. 미국의 언론에 따르면 중국은 유학생이나 보따리상 등을 동원하여 밀수를 통해 반도체를 확보하고 있다. 유학생이 귀국할 때 개별적으로 구매한 엔비디아 반도체 칩을 가방에 넣어가는 식이다. 이미 중국 밀수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칩들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정식 소매가의 두 배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중국 스타트업의 성지이자 허브인 선전 시에서는 이런 거래가 가능한 상점들이 성행하고 있으며, 이렇게 밀수된 칩으로 중국 인공지능 기업은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 개발은 국가의 성패를 좌우하는 일로 간주되고 있다. 우리 역시 이를 손 놓고 바라만 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 다행히 삼성전자, 네이버, 엘지와 같은 기업들은 자체 인공지능 구축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학계 역시 인공지능 연구 개발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전 세계가 달려들고 있는 인공지능 시장에서 잠깐의 방심만으로도 금방 뒤처질 수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중국 인공지능 산업에 치명적으로 다가온 것처럼 국가의 힘이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인공지능 개발을 장려하고, 산업에 투자를 해야 된다는 말이다.
소버린 AI 관련 기사 출처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40707/125813922/2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4/07/05/EJVTXUQTZJHIZKPOE4DBFF4ST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