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통과기 3화]

– 마지막 이야기

by 아세빌
어쩌면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회신을 기다리는 파블로프의 개일지도 모른다.


몇 번째인지 모를 서류를 넣고 주말이 지났다.

화요일 즈음이 되었을 때 문득 깨달았다.

‘왜 아직도 연락이 안 오지?’


사람이 여러 번 거절당하고 나면 기다리는 법이 달라진다.

기대는 줄어들지만 기다림은 여전한 것이었다.


기다리는 일이 괴로운 건 기다림 그 자체 때문이 아니다.

기다리는 동안 내가 자꾸 쪼그라들기 때문이다.

‘뭔가 또 잘못된 거겠지.’

‘이번에도 피곤한 일이 생기겠지’


이쯤 되니

내가 저작권협회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지경이 되었다.

거의 완벽히 길들여진 파블로프의 개가 되어버린 것이다.



브랜드를 준비하며

어느 하나 순탄하지 않은 업무들 속에

정말 피곤한 저녁이었다.


눈을 반쯤 감은 채 저녁을 먹고 있는데 ㅡ

“띵동”

[한국저작권위원회]
[귀하의 등록 신청에 대하여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기쁜데 울컥했다.

단순히 저작권이 등록된 것이 아니라

득이가 다시 어느 세계에서 살아가게 된 것 같아서

안도가 되었다.


몇 번을 반려당했고

몇 번이나 서류를 다시 썼고

몇 번이나 작가님께 계약서를 부탁드렸다.


그 과정들을 다 지나고 나서야
내가 지키고 싶었던 것이

단순히 ‘저작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나는 득이라는 이름을

함부로 쓰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흔한 캐릭터일지 몰라도
내게는 가족이고 인생의 한 시기였고

지금 이 브랜드의 출발점이기도 했던 존재.


그 이름을 이제 어디에서도

정식으로 보호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계속 웃음이 났다.


나에게 브랜드를 만든다는 건

로고를 만들고 제품을 찍어내는 일이 아니라

내가 지키고 싶은 마음을

세상에 한 장 한 장 증명해 나아가는 일이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회신을 기다리는

파블로프의 개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떤 회신은

우리를 한 뼘 더 단단하게 만든다.



- ‘저작권 통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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