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유치원 차별화
우리 유치원 개원 당시만 해도 애견카페는 많았지만 전문 애견유치원(위탁소)은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애견카페에서 유치원으로 전향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애견카페는 과열되다시피 많아졌고, 그만큼 올 수 있는 손님은 분산되는 만큼 수입은 줄지만 인건비와 공과금 등은 그대로 지출이 되니 정기적인 수입이 있는 유치원으로의 전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방 소도시인 우리 지역에만 애견카페가 20여개에 달하고, 전문위탁시설 역시 많은 편이다. 이미 이렇게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애견 관련 사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각자의 컨셉을 가지고 있기 마련인데 오늘은 그 컨셉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보호자들이 가장 죄책감을 느끼는 것중 하나는 '강아지의 산책 횟수'이다. 이것을 간파한 우리 지역의 한 유치원에서는 강아지를 산책해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보호자들의 호응을 크게 얻기도 했다. 그때는 나름 핫한 시도였던 산책 프로그램은 이제 많은 애견유치원에서 내세우는 컨셉이 되었다. 요즘들어 산책을 병행하는 애견유치원이 많다보니 우리 유치원에 상담 전화 중에도 산책이 포함되어 있느냐는 질문을 꽤 많이 들을 정도이니 이제 산책이 기본 서비스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다른 소도시에 비해 직장인의 비율보다 개인사업가의 비중이 높은 도시라서 그럴까, 유행처럼 한 업종이 뜨면 과열 경쟁이 참 치열한 도시이기도 하다. 한 애견유치원에서 특정 어질리티 시설이라도 선보이면 꼭 작게라도 어질리티 시설을 서로 노출하기 바쁘다. 하지만 따라가는 사람은 원조가 구상한 컨셉을 백프로 베끼기 어렵다. 처음 그 구상안을 냈던 곳에서는 그 컨셉을 내세우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산책 혹은 어질리티를 하기 좋은 시간대는 언제인지, 시설을 어디에 두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프로그램화 하기 위해 어떤식으로 운용을 할 것인지 등의 고민이 있었을 것인데, 단순히 사진 한장을 보고 '우리도 해볼까' 식의 접근은 '원조'를 따라가기 어렵다.
어질리티를 생각하지 않고 만들어진 공간이기에 어느 구석에 시설만 덩그러니 놓이게 될 가능성이 높고, 어찌 어찌 홍보에 한 두번 이용만 했을 뿐 꾸준히 활용하지 않게 되기 일쑤일 것이다. 내가 처음부터 생각한 구상안이 아니었기에 그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고 구체적인 계획안이 없었기에 꾸준히 끌고 가기 어려운 것이다. 물론, 처음보다 나은 후발주자도 있으니 모든 것을 단정짓기는 힘들 때도 있다.
우리도 개원 초 개별 산책프로그램이 있었다. 하지만 강아지들이 많아지면서 한 마리씩 꾸준히 처음처럼 이어가기 어려웠기에, 개별 산책에서 단체 야외활동으로 바꾸고 우리만의 컨셉을 다지는 것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 또 기회가 된다면 애견유치원 차별화를 위해 노력해온 과정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