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속 주인공처럼 목숨이 여러개 인줄 아는 우리 강아지
이번 주제 역시 유치원을 등원하는 한 가정의 고민 상담을 듣던 중 적게 되는 글이다. 어떤 교육내용이건 문제 없이 잘 해내는 가정이기 때문에 이번엔 어떤 고민일까 호기심있게 듣고 있던 중 '아, 이건 너무 위험했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견카페를 이용중 자갈로 된 주차장을 밟고 들어오는 차에 짖으면서 달려나간 강아지, 그리고 그 차가 움직이는 동안에도 주변을 맴돌았고 가족들이 뛰어와 겨우 붙잡았던 사건.. 이 일을 시작으로 그 후 부터 지나가는 차만 보면 짖으며 쫓아가려 한다는 것이 고민이었다.
이제까지 지나던 차를 돌 보듯 했던 강아지가 이날은 왜 갑자기 짖었을까를 생각해보면, 자갈로 된 주차공간을 시끄럽게 밟고 들어오는 차가 강아지의 시선을 사로 잡았을 가능성이 크다. 평화롭고 조용한 정적을 깨는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등장한 커다란 자동차가 강아지의 입장에서 평소에 접하던 차들과 달라보였을 수 있다. 그리고 두번째로, 위험에 처한 강아지를 붙잡으러 호들갑스럽게 뛰어온 가족들의 모습과 야단을 맞아야 했던 사건이 '역시 저 차 때문이야, 저 차는 위험해' 라는 생각으로 단정 짓게 되기 쉽다. "모든 사건이 '저 시끄럽고 위협적인 차'가 나타난 후에 벌어졌다" 라고만 기억에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굉음과 함께 차가 등장함 -> 무서운 가운데, 가족들도 혼란스러워함 -> 가족들에게 혼남 -> "모든 안좋은 일이 차로 인해 나타났다"
물론 같은 처지에 있을 때 몰래 조용히 강아지를 구출하러갈 수 있는 가족은 없을 것이다. 가족들은 응당 그 상황에 맞는 행동을 했을 것인데, 같은 경험을 했더라도 모든 강아지가 앞으로 마주하는 모든 차에 짖고 경계하는 것도 아니다. 개들마다 성향이 모두 다르기 때문인데, 다만 유치원에 등원 중인 강아지이기에 파악된 성향에 의하면, 충분히 한 번의 경험이 앞으로의 많은 것들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강아지였기 때문에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었다.
예전처럼 지나는 차가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어떻게 강아지에게 인식을 시킬 수 있을까?
흔히 보호자들이 강아지를 교육 할 때 1차원적인 접근을 하기 쉽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이름을 바라볼때까지 반복적으로 부르기', '아무때나 앉으라고 시키기', '간식을 주거나 간식으로 주목시키기', '안아올려 눈 가리기' 등이 있는데, 근본적인 해결이 아닌 (공포심 소각이 아닌) 임시방편의 땜질은 잠시 상황만 모면할 뿐 앞으로의 모든 상황에 반복적인 문제행동을 보이게 될 뿐이다. 그리고 호들갑스럽게 강아지를 집중시키려는 가족들의 모습에 '역시 저것만 나타나면 보호자가 불안해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 쉽고, 더 악화되는 강아지들도 많기 때문에 이러한 1차원적인 접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실제 훈련사들 중에서도 '멀리서 차가 보이면 강아지를 앉히고 간식을 주세요' 라고 말할 훈련사들도 많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의 오류는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서 강아지는 앉기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고, 설령 앉았다고 하더라도 위험한 것이 다가오는데 '이걸 먹으라고? 하필 이 타이밍에?' 하며 평소 좋아하는 간식이어도 먹지 않고 짖고 경계하거나, 그나마 식탐이 좋은 강아지는 먹으면서도 계속해서 경계할 가능성이 크다. 간식을 먹는다고 해서 경계심이 낮아진다는 말은 아니다.
같은 상황을 사람의 입장에 대조를 한다면 갑자기 칼을 든 강도가 쫓아오는데 다른 사람이 돈을 줄테니 강도가 지나쳐가도록 가만히 있어라 라는 상황과 비슷하지 않을까? 그것도 언제든 도망갈 수 있는 서 있는 자세가 아니라 앉아 있는 상태로 말이다. 여러번의 경험으로 칼을 든 강도가 나를 해하지 않고 지나가지만 언젠가 나를 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흉기를 든 강도처럼 보이던 저 사물이 알고보니 흉기가 아니었구나 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