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관심 안줄거야?
집안에서 관심을 주지 않으면 난리가 나는 강아지들이 있다.
거실부터 부엌까지 왕복으로 계속 혼자 뛰어다닌다던지, 벽 몰딩이나 가구 같은 것들을 야금야금 씹는다던지, 소파 위에 올라가 소파를 막 판다던지, 발을 핥거나 반복적으로 온몸을 긁어대기도 하는 등 평소 안하던 행동들을 하는 경우들이 있다.
도대체
관심을 안주면 왜그럴까?
평소에 너무 많은 관심을 받고 생활했을 강아지일 가능성이 있고, 적당한 에너지 소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집에 있을 때 잦은 스킨쉽이나 놀아주는 활동을 많이 해왔다면, 이 강아지는 아무런 자극이 없는 '무자극'에 익숙하지 않음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오늘따라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보호자를 뒤로하고 스스로 새로운 자극을 찾아 해결을 하고 있을 뿐인데, 보호자에게는 '사고치는 모습'으로 비춰질뿐이다. 그런데 또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스스로 소꿉장난과 에너지 소비를 하고 있을 뿐인데 보호자가 달려와서 "안~돼~~~" "쓰읍~~" 하면서 강아지들 말리려는 행동을 하게되면 '오호라 이게 보호자의 관심을 받는 방법이구나' 라는 이상한 학습을 하게되는 악순환이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보호자가 집안에서 강아지를 가만히 두지 않았던것. 귀여워서 그랬든, 강아지가 심심할까봐 놀아주는 것이 목적이었든간에 강아지는 그 자극이 없으면 익숙하지 않은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강아지나 사람이나 집이라는 곳은 '휴식처'이기만 하면 된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씻고 밥먹고 넷플릭스를 보듯이, 강아지도 에너지를 쏟는 활동은 집 밖에서 하고 집에 돌아오면 밥먹고 쉬는 정도의 정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보호자의 생활패턴과 반대로 가야하기 때문에..). 이것은 강아지가 충분히 집밖에서 충분히 에너지를 소비하고 왔음을 전제로 한다.
오케이.
그럼 오늘부터 무시해보겠어!
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미 긁거나 무는 딴짓 -> 혼남 (강아지 입장에서는 관심!)에 익숙해진 강아지라면, '이래도? 이래도?' 하며 더 큰 문제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 무엇이든지 한번에 끊어낼 수 없는 강아지 교육이라는 것은 서서히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 집에서 했던 공놀이를 싹뚝 끊어내기보다는 밖에서 충분한 산책을 하고 돌아와 적당히 에너지 소비를 도와준 다음, 보호자의 주도하에 짧은 공놀이를 해주고 "이제 그만~" 하며 시작과 끝맺음을 해주는 것이 좋다. 공던지며 흥분하는 자극적인 놀이보다는 후각을 활용한 노즈워크 활동 등으로 서서히 변화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집에서의 강아지 활동과 관심을 줄여나가려면 외부에서 충분한 에너지 소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아주 어린 강아지에게 '무자극'이 평화롭다 라는 것을 가르쳐주기 어렵다. 호기심도 많고 그 호기심에 따라 움직여 사고를 치고, 그에 따라 배우는 것이 강아지인걸 어쩌나. 하지만 강아지를 놀아준다는 명목하에 흥분도를 높이는 놀이 위주의 활동이나, 잦은 스킨쉽은 퍼피가 자라면서 충분히 배워야할 침착성과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
냄새 맡고 물고 뜯고 파도 되는 강아지용 장난감을 강아지 집 안에서 제공해주자. 그리고, '흥분하도록' 도와주지 말고, 혼자 가지고 놀게 내버려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