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리쉬 왜 위험할까?
이 정도 짧은 거리쯤은
줄 없이 걸어도 상관없겠지..?
라는 생각은 부디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프리쉬는 내 강아지는 물론 다른 강아지의 안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적어본다.
우리 유치원에는 정기적인 등원은 아니지만 비교적 자주 등원하던 정말 귀엽고 애교도 많은 프렌치불독이 있었다. 보호자분도 강아지의 성격도 참 좋아서 우리들도 유난히 좋아했던 가정이다. 단 한가지 고쳐지지 않았던 습관은 유치원 문을 나설때 주차된 차에 바로 탑승할 수 있게 리드줄을 하지 않은 채 하원을 한다는 것이었다. 참고로 유치원은 1층이며 유치원 출입문과 주차된 차의 거리는 2미터 정도 되는데, 차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이면도로이다보니 많은 보호자들이 이런 유혹을 넘기지 못하는듯 보였다. 이 프렌치불독도 별탈없이 차로 슝 뛰어가 탑승하는 날도 있지만, 고양이나 다른 강아지라도 지나가는 날에는 이면도로를 넘나들며 뛰어다녔고, 이때야말로 리드줄 해야한다는 말에 힘이 실릴 수 있는 날이다 생각해서 꼭 리드줄 하기를 말씀드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보호자는 리드줄 대신, 강아지를 안고 하원하는 것을 선택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고나니 다시금 강아지를 바닥에 내려놓고 줄없이 하원하는 도돌이표로 돌아갔다. 지금에야 그렇게 하원하면 안된다고 두번 세번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깜냥도 생겼지만 당시에는 연세가 지긋한 중년 어른들에게 강하게 말씀드리는 일이 어렵기도 했다.
지금 그 프렌치불독은 이 세상에 없다. 한동안 등원을 하지 않아 혹시나 걱정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되었던 것이다. 우리의 충고에도 고쳐지지 않던 보호자의 잘못된 습관으로 세상을 떠났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유치원 바로 앞에서 교통사고가 난것은 아니지만, 다른 비슷한 곳에서 습관처럼 풀었다가 사고가 난 것이다. 이처럼 리드줄 미착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건사고는 정말 한순간이다. 일어나지 않았을 교통사고, 물림사고, 유기견이 되는 일들이 예방될 수 있는 안전벨트가 바로 리드줄이다.
리드줄 미착용은 지나는 다른 강아지와 사람들의 안전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우리 개가 당신쪽으로 가지 않도록 줄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암묵적인 약속과도 같은 것인데, 보호자 옆에 잘 따라 걷는 듯 보이다가 (멀리서 보면 마치 줄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리가 가까워지면 산책 중인 다른 강아지에게 달려가기 일쑤이다.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강아지에게 상대 강아지가 짖거나 경계태세를 보이면 "무슨 개가 저렇게 사납대~" 하며 적반하장으로 혀를 내두르고 강아지를 안고 사라지는 일도 있다고 한다.
시나 공공기관에서 이런 반려문화에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단속 건 수도 많이 올리고 세금도 많이 거둘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음주단속, 주차단속 한 두 건보다 목줄 미착용 한 건만 적발해도 벌금이 20만원이니 말이다 (1차 20만원, 2차 30만원, 3차 50만원). 주변 공원에만 가도 쉽게 세금을 거둘 수 있을 텐데, 공무원에게 인센티브 제도가 있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현실에서 개인이 오프리쉬 벌금을 견주에게 물리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해당 견주의 개인정보를 알아야 신고가 가능한데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단속 공무원을 대동해서 현장적발을 해야한다는 한계가 있다 (참고로 경찰은 오프리쉬 단속을 하지 않는다). 만약 견주와 시비가 붙는다면 그것을 빌미로 경찰을 부를 수 있고, 경찰이 개인정보를 해당공무원에게 업무협조로 제공하는 방법이 가능은 하다.
우리 유치원에 유독 오프리쉬로 인한 체험담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때마다 정말 속상하기도 하고 왜 이렇게 무법으로 활개를 치고 다니는지 내가 해당 공무원에 빙의하여 아파트, 공원 곳곳에 돌아다니며 오프리쉬 뿌리를 뽑고 싶을 지경이다. 제발 모두의 안전을 위해 리드줄 착용! 꼭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