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견유치원 kim원장 Sep 22. 2023

Chapter60 TV 보고 짖는 강아지

우리집에 침입자가 나타났다!!



대부분의 강아지는 TV에 관심을 두고 살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TV에 나오는 동물, 사람, 물체들은 우리와 관련이 없다는 것을 학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외는 언제나 있듯이 유난히 TV만 켜지면 짖거나 경계하는 강아지가 있는데, 나는 이 경우에 대해서 두 가지 예측을 해본다.


첫 번째로 아직 사회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강아지에게 동물방송을 틀어주며 사회화를 시도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새로운 가족을 만나 서서히 집과 가족의 분위기를 알아가며 집이라는 장소가 안전한 공간이라는 것을 학습해나가고 있을 때, 갑자기 TV에서 거대한 강아지나 동물이 등장한다면 '뭐야! 집에 저런 게 왜 나타나!' 하면서 놀라며 짖게 될 수 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말이 있듯이, 갑자기 나타는 동물을 보고 놀란 강아지는 TV에 나오는 사람, 동물 등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짖게 될 수 있다.


보호자의 의도된 행동으로 보게 된 방송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혹은 보호자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지나가던 강아지가 문득 TV 쪽을 바라봤는데 '뭐야! 이게 여기 왜 있어!' 하며 갑자기 놀랄만한 상황이 돼버린다면, 경계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물론 보호자가 슬기롭게 대처를 한다면 일종의 해프닝으로 지나갈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귀여운 듯 아닌듯하게 TV 뒤쪽까지 확인하며 짖는 강아지는 보호자를 대신하여 침입자를 처단하고자 애쓰는 모습이다.


종종 우리 유치원 친구들의 인스타를 보다 보면 축구경기를 관람하는 강아지들도 볼 수 있는데, 사실 이것은 관람이라기보다는 동체시력이 좋고 민감한 강아지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선수와 공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찌 됐건 TV를 보고 짖는 상황이 계속되지 않도록, 강아지가 TV를 향해 짖을 때 호들갑스럽게 반응하거나, 귀엽다고 두지 말고 강아지에게 '저것이 설령 침입자라고 하더라도 네가 나설 필요는 없어'라는 것을 보호자가 전달해 주는 것이 좋다. 이것은 마치 배달기사가 집을 방문했을 때 경계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몇 초 만에 다녀가는 배달기사가 아니고, 우리 집에 계속해서 머물러 있는 침입자라고 생각하고 발생하는 문제행동이기 때문에 강아지에게도 상당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아직 심하게 짖는 편이 아니라면, 강아지가 TV를 보고 짖지 않는 짧은 순간이 있을 때를 캡처해서 칭찬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 찰나 찰나에 보상간식을 먹거나 칭찬을 받음으로써 (강한 위협으로 느껴졌을 때는 간식을 받아먹지 않을 수 있다. 안전이 먹이활동보다 우선이기 때문이다), 강아지에게 TV를 보고도 괜찮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과정이다.


만약 심하게 짖는 경우의 강아지라면 그 흐름을 끊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흥분한 강아지는 보상간식은커녕 보호자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에 리드줄을 매고 먼 거리에서 조금씩 TV를 향해 다가가며 칭찬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심하게 짖고 있을 때 넓은 판 같은 것으로 강아지의 앞을 가로막고 시야를 차단해줄 수도 있다. 그리고 교육기간 동안은 (강아지가 TV에 적응하는 동안은), 되도록 TV에 놀랄 일이 없도록 볼륨을 낮춰서 틀어놓고 강아지에게 자극이 될 수 있는 방송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모든 교육은 체벌보다 보상(칭찬)의 기억이 더 강하게 남으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판으로 막는 행위는 짖음의 흐름을 끊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체벌로 생각하며 감정을 실으면 안 된다. 찰나이더라도 강아지가 짖던 것을 멈추고 보호자의 눈을 바라보거나, TV를 보고도 짖지 않는다면 즉각 보상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작가의 이전글 Chapter59 안전벨트와 같은 리드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