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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갑자기 Nov 15. 2022

프리워커들이 모이는 워케이션, 바다공룡

워케이션을 만드는 사람들 | ① 고성 바다공룡 최보연 대표

이 아티클은 <갑자기 워케이션>의 1화입니다.

✧ 바다공룡 워케이션 기본 정보

• 워케이션 시작 시기: 2021년 7월, 12월, 2022년 10월 워케이션 파일럿 사업 진행
• 워케이션 평균 기간: 7박 8일 / 4박 5일             
• 워케이션 주요 타깃: 프리랜서, 디지털노마드, 1인기업
• 워케이션 지역: 경남 고성
• 워케이션 장소: 지자체와 연계한 공간 협업
• 워케이션 프로그램 유무: 유 (요가, 채식, 등산, 낚시, 바베큐)            


INTERVIEWER’S COMMENT

지난 여름, 충북 옥천의 어느 카페에서 경남 고성에 있는 바다공룡 최보연(브륄리) 대표를 줌을 통해 만났다. 그는 스스로를 프리워커이자 디지털노마드라고 소개한다. 인터뷰 내내 차분하지만 강단 있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그를 보며, 바다공룡에게 워케이션은 더 큰 꿈을 향한 단초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정관념에서 과감히 벗어나 새로운 일의 형태를 꿈꾸는 바다공룡은 오늘도 따로 또 같이 드넓은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다.  


인터뷰어 | 양애진 공장공장 콘텐츠 기획자 







바다공룡은 어떤 팀인가요.

▶︎ 바다 공룡은 한적한 바닷마을과 산마을에 있는 유휴 공간을 찾아 워킹 스페이스로 만들어서 자유롭게 여행하듯 일하는 ‘워케이션’ 경험을 만들고 있는 팀이에요.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것


워케이션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요.

▶︎ 일과 쉼 중 하나를 더 중요시하는 것이 아니라 둘 사이의 밸런스를 찾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을 기록해보았을 때, 팀이 하루 동안 온전히 집중해서 일하는 시간은 4시간 정도인 것 같아요. 그때만 몰입해서 일하면 그 외의 시간은 내일을 위해 쉬거나 취미나 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물론 워케이션을 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어요. 예를 들어 프로덕트 런칭을 앞둔 개발자는 하루 내내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죠. 이런 때에는 일과 휴가가 5대 5의 비중으로 나눠질 수 없기 때문에 워케이션이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워케이션을 일과 삶의 균형이 맞춰진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정의하고 있어요.  


펀딩 페이지에서 ‘가볍게 쉬며 가볍게 놀며 가볍게 일하는’ 워케이션이라고 쓰신 것을 봤어요. 지나온 경험들에서 자연스레 우러나온 표현일 것 같아요. 

▶︎ 맞아요. 사실 워크(work)와 베케이션(vacation) 둘 다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큰 축이잖아요. 그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를 결정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며 개발자로 일할 때에는 일 외의 나머지 영역은 서브 영역으로 여겨지고는 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요가, 캠핑, 여행, 사이드잡 등은 모두 서브 영역이 된 거죠. 그러다 보니 일과 삶의 밸런스가 너무 쉽게 깨지더라고요. 결국 스스로 지속 가능한 삶을 꾸리는 일조차 어렵게 되었어요. 물론 사람마다 균형 지점이 다를 테니 이를 스스로 찾아가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고성 논밭을 보며 일하고 있는 워케이션 참가자들 (출처: 바다공룡)


작년에 고성에서 첫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어땠나요? 

▶︎ 첫 파일럿 프로그램 때는 오직 개발자만을 타깃으로 했어요.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먼저 개발자가 워케이션을 하기 가장 쉬운 직군이라고 생각했어요. 다음으로 워케이션 상품은 기존의 살아보기 프로그램이나 청년마을과는 전혀 다른 상품이라고 봤어요. 청년 마을은 지역에 청년을 유입하고 지역 생활을 경험하는 '로컬'에 더 무게가 있다면 워케이션은 로컬 유입보다는 '새로운 일 환경(경험)'을 제공하는 게 포인트로 다른 모델로 정의했어요. 개발자를 대상으로 고성이라는 곳에서 새로운 일 환경인 워케이션의 장소와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서비스를 검증해왔어요. 


걱정되는 점은 없었나요? 

▶︎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보니 위치나 공간 시설이 많이 미비했어요. 고성 버스터미널에서 무려 3만 원을 내고 30분 동안 택시를 타고 들어와야 하는 곳이었죠. 주변에 편의시설도 없었어요. 현실적으로 첫 파일럿 장소는 워케이션을 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곳이었어요. 근데 괜찮았어요. 오시는 분들이 그렇게 많은 기대를 하고 오지 않더라고요. (웃음) 오히려 “호텔 갈 거면 여기 안 왔죠” 이렇게 얘기하길래 다행이다 싶었어요.     


신기하네요. 참여자들의 만족도는 어땠나요.

▶︎ 참가자 만족도 평가 4.47(5점 만점)으로 높게 나왔어요. 시설적인 부분에 대한 부족한 점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이 워케이션이라는 경험이 주는 신선함에서 만족하는 것 같았어요. 교통이 불편한 점도 일주일 정도는 괜찮다는 반응이었어요.  


워케이션이 기존의 여행 상품과 다른 점은 뭘까요?

▶︎ 첫 번째는 여행 기간이라고 생각해요. 워케이션은 ‘길게 여행함’에서 진정한 가치가 발현된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오랜 기간 머무르기 위해 일을 들고 여행을 가는 셈이죠. 그리고 그 반대이기도 해요. 일을 보다 더 잘하기 위해 새로운 환경에서 노출되는 거죠. 일반적으로 장기 여행은 퇴사를 하고 ‘갭이어(gap year)를 가져야만 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할 일을 가져가면 발리에서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들 처럼 퇴사하지 않고도 장기 여행이 가능하죠. 오히려 일에 도움이 되는 영감을 얻을 수도 있어요.  이처럼 워케이션은 일주일에서 2~3개월 이상까지 여행이 가능한 모델이기 때문에 기존 여행상품에 비해 여행 기간이 가장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기간이 다르면 여행상품의 목표와 가격도 달라져요. 예를 들어 기존 여행 상품은 1박 2일에서 3박 4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최고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해요. 이를 보다 많은 프로그램을 넣고 비싼 비용을 책정하는 등의 고급화 전략을 취하죠. 하지만 워케이션은 한 달 이상의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만족스러운 경험이 가능하도록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필요해요. 또한 이를 통해 시각의 발견이나  유의미한 만남 등의 새로운 가치를 얻을 수 있어야 해요. 이런 관점에서 워케이션은 기존 여행과는 완전히 다른 상품이에요. 다만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 지자체와의 협업이 필수라고 생각했어요. 


어떤 부분을 협업해야 하는 걸까요?

▶︎ 청년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과 로컬과 청년의 문화 차이 갭을 줄이는 것이 필요해요. 



워케이션의 본질은 커뮤니티


사실 요새 지자체에서도 워케이션 공간을 직접 만들고 운영하려고 하잖아요. 스타트업과 지자체 간의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협업 관계군요. 

▶︎ 맞아요. 물론 그렇게 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현재는 지자체가 워케이션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고 봐요. 워케이션 모델은 특히 ‘누가 운영을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대부분 지자체에서 만드는 워케이션 모델은 일단 숙박 공간을 모은 후, 여기에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더해서 적정한 가격을 책정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워케이션 관련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용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직접 알맞은 공간을 찾는 것이 더 편리하고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게 될 거예요. 그럼 점차 현 지자체 워케이션 모델은 이용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자체에서 워케이션에 적합한 운영사를 제대로 선정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유저 입장에서 봤을 때 지자체의 워케이션 모델은 기존 관광 상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반면, 스타트업들은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가치와 키워드를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해 나가는 방식으로 모델을 만들고 있어요. 그럼 해당 워케이션에는 모이는 사람도 다를 거예요. 예를 들어 서핑을 중심으로 만든 워케이션에는 서핑에 관심 있는 애들이 모일 거고, 또는 요가면 요가, 캠핑이면 캠핑, 스타트업이면 스타트업 등 각자 개성 있는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발전해 나가겠죠. 그래서 ‘어떤 사람들이 모이는가'가 커뮤니티의 핵심이자, 워케이션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발리에서 1년, 디지털 노마드로 3년을 이동하면서 지냈다고 들었어요. 그곳에도 코워킹 코리빙 공간들이 많잖아요. 참고했던 점이 있나요? 

▶︎ 발리뿐만 아니라 이제는 대부분의 코워킹 스페이스들이 주변 환경과 국경에 관계없이 이미 크고 작게 워케이션을 진행하고 있더라고요. 심지어 우리가 잘 아는 위워크(wework)도 어느 면에서 워케이션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처럼 수많은 사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성공한 모델들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어요. 바로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했다’는 점이에요. 좋은 워케이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일하는 공간을 구축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구성원이 스스로 속하고 싶은 커뮤니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요즘만큼 커뮤니티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기는 없는 것 같아요. 바다공룡은 어떤 커뮤니티인가요? 

▶︎ 저희는 프리워커들의 커뮤니티예요. 저희 팀 자체에도 직원이 없어요. 바다공룡이라는 커뮤니티에 느슨하게 소속되어, 하나의 프로젝트가 생길 때마다 그에 알맞게 팀을 빌딩 하고 명확한 역할과 리워드를 나눠갖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어요. 

두 번째 파일럿 장소로 선택한 경상남도 고성 대가면 삼계마을 유휴 건물 (출처: 바다공룡)


공유 오피스로 리모델링 한 모습


현재 파일럿 프로그램을 마치고 두 번째 공간을 만들고 있어요. 

▶︎ 맞아요. 지금은 고성군 읍내랑 많이 가까워졌어요. 택시로 7분 정도 걸리는 곳이에요.  


많이 가까워졌네요. 지금 공간은 선택했을 때 고려한 기준이 있을까요.

▶︎ 이전에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공간은 지나치게 자연 속에 있었기에 오히려 청년들이 살기는 어려웠어요. 자연에서 조금 더 밖으로 나와야 했죠. 그래서 ‘읍에서 차로 10분 내에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세웠어요. 그럼 택시비 기준으로 7-8천 원이 나와요. 4명이서 탔을 때  1인당 2천 원이면 왔다 갔다 할 수 있죠. 읍과의 거리는 가깝지만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한적한 곳을 찾다 보니 지금의 공간을 선택하게 됐어요.  


또 다른 기준이 있었나요. 

▶︎ 네. 설문 결과 한 달살이 워케이션은 한국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참여하기 어렵고 애초에 한 달 프로그램에 대한 니즈가 없었어요. 그래서 기간을 일주일, 최대 2주일로 설정했어요. 하지만 저희는 올해까지는 파일럿 기간으로 보고 있어 당장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은 없어요. 이번에는 7박 8일 상품으로 테스트해보려고 해요.  


진짜 딱 일주일이네요. 그래도 대개 일은 주중에 하니까 4박 5일이나 5박 6일을 할 줄 알았어요. 주타겟이 프리랜서라서 그렇게 정한 걸까요.

▶︎ 아니요. 실제로 제가 프리워커로서 일을 해보니까 왜 오피스 출근을 하고 9 to 6로 일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주 5일 일하고 주말에 쉬고, 하루에 8시간씩 사무실에서 일하는 방식이 생각 없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가장 업무에 효율적이기 때문에 생긴 워킹 문화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저와 저희 팀도 모두 그렇게 일을 하고 있어요. 사실상 형식적인 오피스  출근만 하지 않는 거죠.

    그래서 워케이션에서도 이 기본 체제는 깨지 않는 선에서 여행과 일이 균형 잡힌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어요. 일주일 업무 시간을 총 40시간을 기준으로 생각했어요. 만약 주중 5일 동안 6시간씩 일하고 6시간은 쉬거나 놀게 되면 주중에는 5대 5의 비율을 유지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럼 결국 주말에도 일을 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렇다면 차라리 주중에는 8시간씩 일을 하고 주말에는 본격적으로 놀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게 바다공룡이 유저들한테 제공해주고 싶은 가장 이상적으로 삶과 일이 균형 잡힌 일주일이에요.

    하지만 여전히 기간 역시 계속 테스트를 하면서 찾아가는 단계예요. 저뿐만 아니라  바다공룡 팀, 나아가 바다공룡 유저들에게 가장 행복한 일과 삶의 밸런스는 무엇인지 실험하고 있어요. 워케이션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인을 더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한국인의 성향이 발리에서 만났던 다른 프리랜서들과 차이가 있나 봐요. 

맞아요. 아무래도 한국에는 파티 문화나 오픈 문화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선에서 만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해요. 그렇지만 이런 장치들은 매우 사려 깊게 마련되어야 해요. 모임 자리가 지나치게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일처럼 딱딱하게 느껴지지는 않아야 하죠. 커뮤니티란 결국 사람들과 함께 부대끼는 것이잖아요. 제가 발리를 기억하는 이유에는 맛있는 밥과 좋은 풍경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들과의 교류와 추억이 있거든요. 사람들이 모여 함께 퀄리티 타임을 보내는 과정에서 창의적인 영감이 떠오르거나 나아가 함께 일하는 팀이 만들어지는 것을 경험했어요. 바다공룡 유저들에게 제공해주고 싶은 것도 이런 건강한 커뮤니티예요. 자연, 바다낚시, 요가 등의 프로그램은 이를 위한 장치일 뿐이죠.  


불멍과 대화가 오가는 바다공룡 워케이션 (출처: 바다공룡)


건강한 커뮤니티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 양질의 대화가 일어나면 건강한 커뮤니티는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어요. 그래서 좋은 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적합한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워케이션 프로그램에서 요가, 캠핑, 서핑 중 무엇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모이는 사람들과, 그들이 교류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서핑은 대부분 개별로 물에 떠 있는 활동이기 때문에 서핑 보드를 들고 다니는 시간에만 이야기를 하게 되어요. 반면 캠핑을 하면 둘러앉아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들이 조금 더 많아 지죠. 그래서 어떤 프로그램을 정하는가가 사실은 어떤 사람들이 모여서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나아가 어떤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는 데에 큰 영향을 줘요. 또 어떻게 기간과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건강한 사람들이 찾아오고 건강한 만남들이 잘 이뤄질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해요. 그 후에 전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주체인 커뮤니티 매니저들은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도 정하죠.  


그렇다면 그 안에서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규칙들도 있을까요. 예를 들어 서로 이름이 아닌 닉네임을 부른다거나 하는 거요.  

▶︎ 네. 하지만 사실 닉네임을 부르는 것도 뜬금없는 규칙일 수 있어요. 장치를 만들기 위한 장치일 수 있는 거죠. 저희는 가장 먼저 저와 팀으로부터 커뮤니티를 시작하려고 해요. 실제로 바다공룡 팀으로서 프로젝트를 만들어 갈 때, 이 친구가 어느 학교 출신이고 어떤 경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더라고요. 프로젝트를 잘 만들어나가기 위한 정보가 필요할 뿐이죠. 스펙 같은 배경 요소들은 정작 이 사람 자체를 알아가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어쩌면 바다공룡 팀의 문화가 정말 가치 있는 것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바다공룡이라는 팀으로부터 시작하는 요소를 워케이션에 넣으려고 했어요. 이를테면 바다공룡이 만들어가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에 유저들이 들어와서 함께 일하거나, 바다공룡이 일하는 공간에 유저들이 워케이션을 하러 오는  방식이죠. 그렇게 바다공룡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바다공룡 워케이션의 문화가 될 수 있도록 천천히 작업하고 있어요. 


비슷한 결의 사람들이 모이면 금세 친해진다 (출처: 바다공룡)


워케이션 참여자가 잠재적인 바다공룡의 동료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거네요. 

▶︎ 맞아요. 진짜. 


바다공룡에게 워케이션 프로젝트는 당장의 수익 창출보다는 새로운 조직 구조와 일 문화를 실험한다는 의미가 더 큰 것 같아요. 

▶︎ 현재 첫 번째 스텝은 그래요. 저희는 프리워커들이 모인 팀이다 보니 어차피 각자의 생계유지는 어떤 형태로든 하고 있어요. 물론 그중 일부는 바다공룡 일만 하면서 지내는 친구들도 있지만요. 일단 처음에는 각자의 생계 수단은 있는 상태로 재미를 위해서 모였어요. 하지만 점차 프로젝트의 풀이 커지고 수익 창출의 여지가 보이면서 바다공룡 프로젝트만으로 각자가 생존 가능한 두 번째 스텝이 되겠지요. 그때가 되면 우리가 가장 행복하게 일할 수 있고, 우리 외에도 더 많은 자유롭고 행복한 프리 워커들이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바다공룡 팀은 아직까지는 각자 자기들의 메인 잡(job)이 있고 여기에는 프로젝트성으로 조인하는 모델로 일하고 있어요. 


이제 2년 차에 들어섰어요. 한국에서도 조금씩 일 문화가 변화하고 있는 게 체감되나요.

▶︎ 네. 이 변화를 긱(Geek) 문화 혹은 프리랜서, 프리워커, 디지털 노마드, 또는 1인 기업의 등장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어요. 단어는 여럿이지만 결국 이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프리덤(freedom)이라고 생각해요. 나의 색깔을 지키면서 더 자유롭고 재미있게 살고자 하는 거죠. 그들이 추구하는 최상위의 가치는 돈이 아니에요. 돈은 자유를 위한 수단이죠. 이 ‘자유’라는 것은 삶에 있어 최상단의 가치예요. 한 번 자유의 맛을 알게 된 사람은 포기하기 어려워요. 등락이 있을 수 있겠지만 5년 뒤, 나아가 10년 뒤의 회사와 일 문화를  상상해보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훨씬 더 추구하는 형태로 일을 할 것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이 변화의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고, 미리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바다공룡이 꿈꾸는 방향은 어디인가요. 

▶︎ 고성 일주일 워케이션, 그다음에 해외 한 달 워케이션이 곧 오픈을 앞두고 있어요. 여기에 심장에서 뭔가 ‘팅’하고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 그런 사람들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들이 모여서 최소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 함께 있었을 때에 분명 재밌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새로운 변화 또는 행복이라는 가치를 만들겠죠. 바다 공룡팀은 그런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서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최대한 가성비 있게 책정하려고 해요. 업무 하기 좋은 공간과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시설적인 측면에서는 지자체랑 협력을 함으로써 비용을 줄이는 과정에 있어요. 그래서 바다공룡의 가치에 동의하는 분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고, 이 커뮤니티 안에서 재미있는 프로젝트들을 함께할 수 있는 동료들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 <갑자기 워케이션> 시리즈 

코로나 이후 유연 근무를 선호하는 직장인과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일하면서 휴가도 즐기는 ‘워케이션'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워크(work)와 베케이션(vacation)이 결합하여 탄생한 혼종의 단어, 워케이션. 완전한 일도 완전한 휴가도 아닌 일의 방식은 도대체 왜 뜨고 있는 걸까? 워케이션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일의 미래일까, 잠시 반짝하고 사라질 유행일까? 뉴노멀시대에 어쩌면 이미 다가온 일의 미래를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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