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어느 특정한 물건이 필요하게 되어 관련된 검색을 하게 된다.
그러면 생전 알지도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있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나도 모르는 새 이런 또 하나의 세상이 있었다고??
예를 들어 -평소엔 관심도 없었던- 가구나 싱크대의 문짝을 열고 닫을 수 있는 쇠붙이로 되어 있는 경첩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위에다가 추가로 부착하는, 문이 세게 닫히지 않게 하는 자그마한 도구가 있다. 이름하여 댐퍼라는 것이다.
여닫이 문에 쓰이는 경첩
댐퍼를 검색하면 다양한 크기와 모양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져 나온다. 전혀 몰랐던 세계가 펼쳐져 너무나 놀랐던 경험이 있다.
위아래로 여는 싱크대 문에 쓰이는 댐퍼
또 한 번은 변기의 레버가 고장이 나서 이것도 검색해보니 또 엄청난 세계가 기다리고 있었다. 여러 메이커들과 모양과 가격들이 정말 천차만별이었다.
다양한 레버와 부속품이 존재한다
언뜻 보기엔 다 똑같을 것 같은 야구 글러브도 정말 신세계이다. 투수용, 포수용, 1루수용, 내야수용, 외야수용, 올라운드용, 연식, 경식, 소가죽, 합성가죽, 양가죽, 돼지가죽, 손가락 모양, 닭발 모양, 덮개 모양, 끈 모양, 색상, 가격 등등 진짜 새로운 세계가 존재하고 있었음에 감탄한 적이 있다. 심지어 각잡기, 길들이기 옵션까지 있다!
대부분 모르셨을 야구 글러브 종류
이밖에도 지금 나를 둘러싼 주변의 모든 사물들은 저마다의 세계를 안고 있다. 마우스, 노트북, TV, 자동차, 연필, 밥솥, 냉장고, 가위, 신발, 보호대, 식탁, 의자, 텐트, 자전거, 서랍장, 소파, 샷시, 방충망, 하수구, 수전, 세면대, 심지어 비닐봉투까지. (배접 봉투라는 것도 있음)
이것은 마치 지금 나의 세계와는 또 다른 차원의 세계, 즉 異界가 있는 것 같다. 이런 소재의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도 있듯이 말이다.
異세계를 나타내는 마블의 멀티버스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바로 내 옆에 또 다른 세계와 같은 정보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 경이롭기까지 하다.
나도 모른 새 이런 새로운 세계가 존재해 왔다는 것은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는 뭔가 청량제 같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모르긴 해도, 아마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을 때의 기분이 아닐까 싶다.
죽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 인생의 퍼즐 조각이 하나씩 채워지는 이런 순간을 사랑한다.
모든 조각을 맞추면 열반하려나..
by 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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