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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든라이언 May 21. 2022

양날검, 오가노이드(organoid)

생명과학자의 철학


오가노이드 (organoid, organ(장기) + oid(유사한)) - 기관 전구체(organ progenitor) 세포 또는 줄기세포(stem cells)를 이용해 이차원 배양 (2D) 세포의 한계를 극복하고, 생체 내 시스템과 유사한 환경인 3차원 배양(3D)을 유도한 기관 특이적 세포 유형(organ-specific cell types).


'미니 장기', '유사 장기'라고 지칭되는 '오가노이드 '. 신약개발 및 질병치료와 인공장기 개발 등의 목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잠재력으로 인해 생명과학 연구의 또 다른 '핫이슈'로 급부상 중입니다.


일반적으로, 3D 배양 배지(배양액)에 줄기세포 저분자들로 구성된 성장환경인자 (Niche factor, small molecule) 그리고 세포 외기질 (ECM)을 넣고 배양하여 제작하는데, 최근까지 심장, 위, 간, 신장, 췌장, 갑상선 등 주요 신체 장기를 포함해 다양한 오가노이드 연구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필자는, 오가노이드 연구분야에서 신약개발 과정 중 전임상 단계의 동물실험에 대체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동물실험과 사람의 임상실험 결과가 상이하기 때문에 인체유래의 오가노이드가 그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을 '이라는 것과 '실험동물의 희생과 같은 생명윤리적인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논리(rationale)를 강조하며 그 연구 속도가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정말 완전한 대체가 가능할 것인가? 그렇다면 매우 이상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늘 새로운 기술은 불완전 상태로 소개되고, 유행되며, 또 성숙기를 거쳐야만 실제로 실용적인 적용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끝까지 잘 완주하길 기도합니다.


'오가노이드'란 명칭을 사용한 것은 2009년 네덜란드 후브레히트 연구소의 한스 클레버스 박사가 생쥐의 직장에서 얻은 줄기세포로 미니 내장을 만들면서부터입니다.


하지만 그 시초는, 과거로 한참 거슬러 올라간 1957년 에띠엔느(Etienne Y.)로 부터 시작되었고, 1975년 제임스 레인왈드 박사와 하워드 그린 박사가, 각질 형성 세포(keratinocyte)를 배양하여 상피 피부 조직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 최초로 실용화할 수 있음을 증명다고 할 수 있습니다.(배양 피부 조직은 최근까지도, 당뇨병 환자의 족부궤양이나 화상 환자들의 치료에 널리 이용됩니다)


2007년 이후 체세포를 줄기세포와 흡사한 성질로 변화시키는 '유도만능 줄기세포'가 개발된 이후 더욱 발전해 2010년에는 '성체줄기세포'에서도 오가노이드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2012년 와타나베 마모루 박사에 의해 마우스 모델 간 장 오가노이드를 이식하여 재생치료가 가능함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유전자 조작기술 (genomic engineering, CRISPR-Cas9 technology)이 더해져 2017년, 연접 부수 포성 표피박리증(junctional epidermolysis bullosa, 양쪽 부모 모두로부터 결함 유전자 (faulty genes)를 물려받아 피부 위쪽 조직이 갈라지고, 물집이 생기는 증세)의 유전적 질환을 가진 환자의 표피를 '유전적으로 교정된 세포'로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앞서 묘사한 대부분의 초기 실험은 주로 1차 조직(primary tissue, 조직 하위단위 또는 단일세포)에서 오가노이드를 구현한 것이며, 점차 세포주 (cell line), 배아 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s, ESC) 및 유도만능 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iPSC) 등 다양한 소스로부터 오가노이드 제작이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다양한 암 환자로부터 유래된 조직세포로 환자 맞춤형 오가노이드(patient-derived cancer organoids)를 만들약물 반응의 최적 효과 시험이 가능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COVID19 팬데믹 시기인 현재에도, 세계의 많은 연구소에서 폐 나 다른 장기 오가노이드를 통해 COVID19에 대한 작용기작 및 치료제 개발 등의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가노이드'의 발전이 거듭되면서 몇 가지 잠재적인 문제점들 또한 조금씩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역설적으로, '오가노이드'가 실제 장기와 싱크로율이 높을수록  윤리 도덕적인 측면에서 논란이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뇌'의 영역과 '종의 형성'과 같은 민감한 분야는 이미 상당한 쟁점 속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간 뇌 유래 오가노이드로부터 뇌파가 측정' 되거나 '눈과 닮은 구조가 달린 뇌 오가노이드는 빛을 인식'하는 것이 관찰되었다는 결과는 기술 성숙도 측면에서는 매우 초기단계의 발견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적 한계를 돌파해 '감정, 고통, 혹은 의식'과 같은 잠재적 인지 가능성이 높은 뇌 오가노이드 등이 만들어지는 순간 '독립적인 생체'로서의 인정 여부와 이와 관련된 각종 법적 분쟁 등의 거대한 장벽이 대표적인 잠정적인 쟁점 이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다 더 심각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또 다른 쟁점은 배아세포를 조작해 사람과 원숭이 등의 다른 종 '키메라(chimera,  서로 다른 종끼리의 결합으로 새로운 종을 만듦)' 형성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좀 더 현실적으로는, 제공자(사람)의 유전적 특징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 오가노이드를 다른 사람 혹은 동물모델에 이식할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분쟁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필자의 관점에서 예측되는 기술적인 잠재적 장벽과 위험 또한 몇 가지 있습니다.


물론 '분석'과 '활용'의 차이가 있는 대상에 같은 잣대를 두고 비교한다는 것이 다소 무리가 있지만 분자 네트워크 수준의 생체 다양성에서 보면, 하나의 세포 특이성을 연구하는 단일세포 분석 (single cell-analysis)과는 완전히 반대편에 서 있으며 더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그 간격이 점점 더 벌어질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결국 생체와 유사한 오가노이드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속도를 높인다는 것은, 배양 조건 특히 주변 미세환경(niche)과 특정 조직의 계통 특이성(lineage specification)을 조절하는 신호 전달 경로 등을 만족하기 위해 분자 네트워크 수준에서는 보다 복잡한 거미줄들의 중첩같은 적층구조가 불가피하게 전개된다는 것입니다.


즉, 복잡성 x 복잡성으로 향하는 것인데, 이것은 결국 질적인 조절 (quality control), 재현성 (reproducibility) 그리고 이해(interpretation)의 측면에서는 불리한 마이너스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생명과학자의 철학 I과 II'에서 계속 서술했던 환원주의적 관점에서는 점점 제어하기 힘든 상황으로 전개될 것임을 의미합니다. 왜냐하면, '대상을 이해하는 수준만큼만'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예, COVID19, '생명과학자의 철학 I-3편') 


필자는, 우선 신약 개발에 사용되는 오가노이드의 개발 범위는 약효와 부작용을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는 작용점과 독성연구 등을 만족하는 비교적 간단한 수준의 플랫폼이 적정할 것이고, 이상적인 모델 구축을 이유로 윤리적인 선을 넘어 동물모델 생명윤리의 또 다른 변형된 형태의 생명윤리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으면 바람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세포도 생명체입니다. 아직 우리가 잘 모르는..


이식용 장기나 배아 조작 등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잘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계속 한 방향으로 밀어붙이기만 한다면 SF 관련 작품들에서나 보던 각종 '뮤턴트'들이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특정 장기의 경우, 생체보다는 오히려 제어 가능한 메카트로닉스 기반의 인공장기들이 훨씬 안전할 수 있습니다.  


비약적인 상상이 아닙니다.

과학자들과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흔히 내 가설과 기술이 자연의 섭리를 꿰뚫고 모든 곳에 적용하고자 하는 잠재적 욕망이 있습니다. 그러나 환원주의적 사고로 성립된 현대 과학으로는 절대로 이룰 수 없는 '신기루'라고 경고하는 이는 적습니다. 꿈,희망 그리고 창의적 사고를 볼모로 무분멸한 전진은 하지 않길 기도합니다.


'활인검'과 '살인도'는 칼이 아니라 사람에 의해 결정되며, COVID19 팬데믹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사고(人災事故)' 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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