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엇을 어디에 반영하고 싶은가?
“반영”은 번역하기 정말 까다로운 대표적인 빌런 단어다.
하지만 회의에서 도출된 결론, 솔루션 기능 개선, 고객사 요구사항 등 뭐든 일단 반영해야 하는 것이 실무자의 숙명일 것이다.
본 글을 통해 "반영"이란 단어의 함정과 해결 방안에 대해 제시하고자 한다.
혹시 내가 "반영"이란 단어를 사전적 의미와 다르게 사용하고 있지 않은지 체크해보자.
아래 문장을 번역해보자.
이번 보고서에 여러분의 의견을 모두 반영하겠습니다.
키워드는 “반영”일 테니 우선 “반영하다”를 사전에 검색해본다.
예상대로 reflect가 나온다.
어? 그런데 정의를 읽어보니 뭔가 이상하다.
1번: “빛을 반사하여 비치다”니까 내가 표현하고 싶은 의미와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2번: “어떠한 영향을 받아 현상을 드러내다”라고 한다. 1번보다는 내 의도와 비슷한 것 같지만 뭔가 찝찝하다.
사전적 의미의 “반영”은 과정이 결과에 더 가깝기때문에 "반영"을 영어로 직역하면 번역하면 정확한 의미전달을 할 수 없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내가 “무엇을 반영하겠다”라고 할 때 정확히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말을 하는지 생각해보자.
“이번 보고서에 여러분의 의견을 모두 반영하겠습니다”는 아래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반영하고자 하는 대상 = 의견
반영이란 행위를 하는 주체 = 나
반영이 되는 목적지 = 보고서
즉, “여러분”으로부터 “나”에게, “나”로부터 “보고서”에 “의견”이 전달되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보고서에 무엇을 “반영하겠다”라는 말의 의미는 보고서에 그것을 “추가”하겠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내가 의견을 “추가”하면 보고서는 해당 내용을 반영한다.
이 흐름을 도식화해보면 아래와 같다.
“반영하다”는 내가 하는 행동이 아니라 나의 행위로 인해 나타나는 결과인 것이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반영하다”라고 표현했을 경우 문맥에 따라 다양하게 풀어낼 수 있다. 다시 처음의 예시들로 돌아가 보자.
1. 의견을 보고서 등 문서에 반영하다.
해석: “보고서에 당신의 의견을 추가하겠다” 또는 “보고서에 당신의 의견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하겠다” 정도로 풀어낼 수 있다.
번역: I will include your feedback in the report.
2. 신규 기능은 추후 정식 업데이트 시 반영될 예정입니다.
해석: 결국 다음 업데이트에서 기능이 추가된다는 것이다.
번역: The new feature will be available in the next update.
3. 앱을 재시작하면 업데이트가 반영됩니다.
해석: 앱을 재시작해야 업데이트가 완료된다는 의미와 동일하다.
번역: You must restart the app to complete the update.
1. 반영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과정이 아닌 결과다.
2.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반영하다”는 매우 높은 확률로 “결과”가 아닌 “과정”, 즉 반영을 위해 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3. 영어로 번역할 때는 “반영”이라는 결과를 얻기 위한 액션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것을 번역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