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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비 Jul 19. 2022

힘 있는 여성이 마녀라면 마남은 왜 없을까요?

키르케 - 매들린 밀러

 시대를 초월하는 대단한 전사 아킬레우스의 애절한 사랑을 이야기한 “아킬레우스의 노래”에 이어 매들린 밀러의 두 번째 작품 “키르케”이다. 키르케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나름 그리스 로마 신화를 잘 안다고 자부함에도 불구하고 단번에 키르케가 누구였는지 떠오르지 않았다. 메데이아와 오디세우스 이야기에 등장하는 마녀라는 단서를 얻은 후에야 비로소 키르케가 누구인지 떠올릴 수 있었다. 그만큼 키르케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큰 비중이 있는 신이 아니며 누군가의 조력자 또는 방해물 정도에 불과했다. 그런 그녀의 이야기가 장장 500 페이지에 달하는 장편 소설로 만들어졌다니. 대체 마녀 키르케에겐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있던 걸까?




 태양의 신 헬리오스와 님프 페르세 사이에서 태어난 키르케는 신이라 하기엔 보잘것없는 님프이다. 심지어는 부모, 형제들조차 그녀를 무시했기에 그녀는 자신이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며 자라났다. 그런 그녀 앞에 “글라우코스”라는 인간이 나타난다. 키르케는 자신과 닮아서인지 평범한 어부 글라우코스를 사랑하게 된다. 인간을 사랑한 여느 신들이 모두 그렇듯 키르케 또한 사랑하는 사람의 짧은 수명을 두려워하며 그를 불사의 몸으로 만들 방법을 모색하다 결국 신성한 힘이 깃든 약초를 찾아내 글라우코스를 신으로 만든다. 마녀 키르케의 시작이다. 키르케는 신이 된 글라우코스가 곧 자신에게 청혼하리라 생각했지만 그는 키르케가 아닌 “스킬라”라는 님프에게 마음을 주고 만다. 질투에 눈이 먼 키르케는 돌이킬 수 없는 만행을 저질렀다. 스킬라의 목욕물에 몰래 약초 즙을 넣어 스킬라를 다리 12개와 머리 6개의 괴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올림푸스의 신 제우스는 티탄 신족들의 마법을 경계하고자 헬리오스와 합의를 통해 키르케를 “아이아이에”라는 섬에 홀로 가둬버린다. 그곳에서 키르케는 외로움을 잊고자 오로지 마법에 몰두한다. 마법은 그녀를 강하고 단단하게 만들어주어 그녀 스스로를 지탱할 무기가 되어주었다.

그에 비하면 마법은 고역과 다름이 없다. 약초가 자라는 곳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시기에 맞춰서 캐고 흙바닥에서 뽑고 추리고 껍질을 벗기고 씻고 다듬어야 했다. 이런 처리과정을 거친 다음이라야 어디에 능력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날마다 끈기 있게 오류를 수정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나는 왜 그런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을까? 다른 형제자매들은 모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답이 간단하다. 나는 백 세대 동안 나른하고 몽롱하게, 업적을 쌓지도 않았다. 나를 조금이나마 사랑했던 이들조차 내 곁에 남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다 활을 구부려 화살을 끼우듯 세상을 내 뜻대로 주무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능력을 보유할 수 있다면 그런 노고는 천 번이라도 반복할 수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맨 처음 번개를 치켜 들었을 때의 제우스가 이런 기분이지 않았을까.(p111)




  섬에서의 고독한 삶을 이어가던 중 중 키르케는 동생 “파시파에”의 출산을 도우러 잠깐의 외출이 허락되었다. 그 과정 중 “다이달로스”라는 인간과 짧디짧은 사랑을 나누고 이내 헤어져 다시 아이아이에로 돌아온다. 파시파에와의 다툼아닌 다툼 이후 보란 듯이 혼자 잘 살고 싶었기에 더욱 마법에 열중했지만 그녀는 너무나 고독했다. 고독은 그녀를 너그럽고 무방비하게 만들었다. 오랜 항해에 지친 인간들이 아이아이에에 정박하자 그녀는 반가운 마음에 그들에게 술과 음식을 베풀었다. 그들은 처음엔 감사를 표했지만 배를 채우자 감사의 마음은 온대 간 대 없이 사라지고 키르케를 겁탈했다. 신들에게 짓밟히던 것도 모자라 인간들에게도 모욕을 당한 키르케는 이에 분노하여 아이아이에를 찾아오는 선원들을 모두 돼지로 바꿔버린다. 돼지로 변해버린 선원들 중에는 “오디세우스”의 선원들도 있어 그들을 되찾으려 오디세우스 역시 아이아이에를 방문했다. 오디세우스는 타고난 언변으로 키르케의 노여움을 풀어 돼지가 된 선원들을 다시 인간으로 되돌리고 키르케는 그런 그에게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는 고향인 이타케에 아내와 아들이 있었다. 그 역시 과거의 연인들처럼 키르케에게 사랑의 추억만을 남긴 채 아이아이에를 떠나자 키르케는 오디세우스는 모르게 홀로 그의 아이를 낳았다. 사랑하는 이가 떠났지만 그녀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아들 “텔레고노스”를 키우며 그녀는 자식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느꼈고 아이를 위해 무엇이든 할 작정이었다. 어쩐 이유에서인지 아테네가 텔레고노스를 죽이려 했으나 키르케는 더 이상 두려움에 떨며 신들의 앞에 납작 엎드리지 않는다. 아들을 지키고자 그들에게 맞서고 운명을 개척하려 발버둥 쳤다. 목숨을 걸고 아들을 지키던 그녀는 다시금 한 인간을 사랑하게 된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과 늙어가는 미래를 꿈꾸며 글라우코스를 불사의 신으로 만들어주고 아름답던 스킬라를 끔찍한 괴물로 변모시켰던 그 마법을 자신에게 써보려 한다. 불사의 몸을 버리고 인간이 되려는 그녀의 꿈은 과연 이루어졌을까?











 

 6월 독서 모임의 지정 도서로 키르케가 선정되었다. 모두들 같은 시기에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감상평을 나눠듣는 시간을 가졌는데, 은은한 충격이 나를 감싸던 기억이 난다. 모임 참여자들 중 한 남성분이 키르케에 대해 신랄한 비평을 쏟아냈다. 그는 첫째로 굳이 하고많은 신들 중 별 볼 일 없는 님프를 주인공으로 세웠기에 신화의 매력(그의 말에 따르면 전지전능한 신들이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이야기가 매력적이라 한다.)을 십분 활용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한 키르케가 인간에게 겁탈당하는 장면을 넣음으로써 선원들을 돼지로 만들어 오디세우스의 귀향을 늦춘 마녀에게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라는 정당성을 억지로 껴 넣은 느낌이라 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불만은 은유적 표현이 너무 많아 문체가 불친절하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그의 감상평을 잘 못 되었다고 지적할 생각은 없다. 다만, 같은 포인트에서 각기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 시각의 차이가 새삼스레 너무 놀라워 책 리뷰에 그의 생각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분과 나의 시각의 차이는 적어도 178도쯤은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정확히 그가 불호를 표했던 포인트들에서 호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생각에 나름의 반박아닌 반박을 좀 해볼까 한다.





 키르케는 부모인 헬리오스와 페르세의 눈밖에 나지 않으려 어릴 적부터 눈치를 보며 아등바등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했다. 흔히들 알고 있는 기고만장하고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신들의 모습은 그녀에게선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신이라기엔 오히려 인간과 닮았다. 그녀는 때로 인간들처럼 잘못을 저지르고 뉘우친다. 사랑에 눈이 멀어 매년 수백 명의 사람들을 잡아먹는 괴물을 만들어냈고, 그 괴물을 다시 예전의 스킬라로 되돌리진 못하더라도 자신의 책임을 통감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괴(怪)생으로부터 스킬라를 해방시켜준다. 그녀는 인간을 도운 죄로 벌을 받는 프로메테우스를 연민하고 인간을 궁금해한다. 그녀의 “평범함”은 결코 평범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녀의 이야기로 귀 기울이게 만드는 매혹적인 힘이 들어있다. 흔히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 닮는다고, 아니면 서로 닮은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는데 이 말은 키르케에게도 해당되나 보다. 그녀는 영겁의 시간 동안 오로지 인간만을 사랑했다. 평범한 “여”신들은 대개 힘 있는 남신들을 유혹하여 그들의 옆자리에서 못다 채운 권력을 채운다. 키르케는 달랐다. 누구보다 권력의 밑바닥에 밟혀있던 그녀이지만 그녀는 권력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인간들에게 마음을 주었다. 평범하기에 그녀가 재미없다고 평했던 그분과 달리 나는 그녀의 평범함 때문에 계속해서 책장을 넘기고 싶었다.




 

  매들린 밀러는 키르케에게 사랑과 분노에 눈이 멀어 스킬라를 끔찍한 괴물로, 남자들을 돼지로 만들어버리는 과오를 저질렀다는 속 사정을 부여했다. 어쩌면 키르케 역시 여타 다른 신들과 마찬가지로 인정이라곤 눈곱만치도 없어 변덕스레 그런 만행을 저질렀을지 모른다. 설사 속사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애초에 과거의 상처가 현재의 잘못에 대한 변명의 여지나 면죄부가 될 순 없다. 이런 점에 그 독서 모임 회원은 키르케의 이야기가 억지라고 느껴졌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걸핏하면 인간 여성을 강간하는 제우스와 여신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 강간당한 테티스, 황소와 정을 통하여 미노타우로스를 낳은 파시파에, 남신과 정분 좀 났다고 메두사에게 평생을 외롭게 만드는 저주를 건 아테네 등. 따지고 보면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화를 빙자한 범죄자 집단의 개판 5분 전(?) 이야기 모음집이 아닌가? 요즘 뉴스에서 가장 핫한 주제는 인하대생 살인 사건이다.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3층 높이에서 떨어져 1시간가량을 알몸인 상태로 죽기 직전까지 방치되었다. 선생님들을 믿고 자녀를 맡겼던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가 일어나기도 하고, 심지어는 부모가 자녀를 학대하는 사건도 종종 발생한다. 이런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키르케의 상처와 마법은 억지라고 매도하기엔 너무나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매들린 밀러의 키르케는 우리가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는 힘없는 님프의, 여자의 일생이기에 여성이라면, 더 나아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우리 모두는 그녀의 고통과 선택을 억지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공감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배경으로 한 장편 소설책은 참 많다. 그중에서도 나를 매료한 매들린 밀러만의 강점은 그녀의 시적인 서술 방식이다. 혹자는 이를 두고 불친절하다며 불호를 표했지만 나는 이 책의 문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키르케의 시점에서 이야기된다. 나는 키르케의 시선을 따라 세상을 바라보고 신들과 인간들을 만나며 자연스레 그녀의 감정 깊숙이 침투하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왜 인간들을 사랑하게 되었는지 결코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지만 그들에 대한 그녀의 물결과 같은 감정 표현들은 잔잔한 파도처럼 내 바지자락을 조금씩 적셨다. 보잘것없을 뿐만 아니라 염치도 없는 글라우코스를 사랑하던 키르케를 결코 멍청하다며 비난하지 못한 것은 자연스레 그녀의 선택에 내 마음을 동하게 만드는 문체의 매력 덕분이다. 명쾌하고 명확한 문체는 아닌지라 간혹 다시 읽게 되는 문장이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원래 문학이란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더 마음에 와닿는 매력이 있지 않은가.

“당신 눈에 내가 얼마나 추하게 보알지 압니다.”
아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나의 외할아버지의 신전은 눈부신 님프에 근육질을 자랑하는 신들로 가득하지만 나는 그 누구보다 너를 바라보고 싶다.(p53)

반질반질한 내 배가 햇빛을 받고 내 손 아래에서 반짝이는 벌꿀색으로 은은하게 빛났다. 나는 그를 가까이 끌어당겼다. 나는 과거라고는 전혀 없는 황금빛 마녀였다. (p279)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었다. 헤아릴 수 없는 수천 년을 관통하는 동안 내가 만났던 모든 사람들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나와 닮은 이들만 남을 것이다. (p466)













 끝으로 파시파에가 미노타우로스를 낳고 키르케와 대화를 나누던 장면을 이야기하고 싶다. 이야기의 초반부에 해당하는 장면으로 이 대화를 끝으로 파시파에는 다시 등장하지 않지만 그녀들의 대화가 이 책의 처음부터 끝을 관통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헬리오스와 다른 신들의 진실을 알려줄게. 그들은 네가 착하거나 말거나 관심 없어. 네가 못되거나 말거나 거의 관심 없어. 그들을 귀기울이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힘이야. 삼촌의 총애를 받거나 어떤 신을 침대로 만족시키는 정도로는 부족해. 심지어 예쁜 걸로도 부족해. 그들을 찾아가서 무릎을 꿇으며 ‘지금까지 착하게 살았는데 저 좀 도와주실래요?’ 이러면 그들은 미간을 찌푸리거든. 아, 우리 이쁜이, 그건 해줄 수가 없단다. 아, 우리 꼬맹이, 건디면서 사는 법을 배워야지. (중략) 그들은 뭐든 마음대로 가져가고 그 대가로 족쇄를 채워. 나는 네가 짓밟히는 걸 수도 없이 보았어. 나도 너를 짓밟았고. 그리고 그럴 때마다 생각했지. 됐어, 이제는 끝이다, 이제는 울다 지쳐 돌로 변하거나 깍깍거리는 새가 돼서 우리 곁을 떠나겠지. 얼마나 속이 시원할까. 그런데 너는 다음날이 되면 어김없이 돌아오더라? 그들은 네가 마녀인 걸 밝혔을 때 놀라워했지만 나는 오래전부터 알았어. 네가 비 맞은 생쥐처럼 울더라도 가루가 돼서 땅속으로 스며들 일은 없다는 걸 알았고. 너도 내가 그런 것처럼 그들을 혐오했지. 나는 우리의 힘이 거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 (p190)

 키르케는 키르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기 자신과 욕망을 지키려는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페르세는 계속해서 뛰어난 자식을 낳음으로써, 파시파에는 미노타우로스라는 괴물을 낳음으로써 자신들의 권위를 세우려 했고 메데이아는 혈육을 살해해가며 사랑을 지키려 했다. 그녀들은 모두 자기 자신을 지키고자 극단적이고 파괴적인 방식을 선택했기에 그녀들의 선택이 거북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지만 살아남기 위해서, 명예와 위신을 세우기 위해서 자신이   있는 모든 방법을 이용하는  뿐이다. 어느 누가 그런 그녀들을 마녀라 비난할  있겠는가. 신들은 마법을 부릴줄 아는 파시파에와 키르케를 마녀라 칭한다. 하지만 키르케의 남동생인 아이에테스와 페르세스는 마남이라 르지 않는다. 아마도 남성에게 있어서 힘은 특별한 능력이 아닌 디폴트이기에 마남이란 명칭이 따로 필요하지 않겠지 싶다. 자신의 사랑을 강요하다 여성들을 황소로, 월계수 나무로 만들어버린 남신들에겐 무시무시한 마남이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는 것처럼, 굴곡진 그녀들의 삶을 마녀라는 편견 어린 수식어 하나로 판단해선 안된다. 우리는 모두 수식어가 가진 왜곡된 힘에서  발짝 벗어나 대상을 투명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매들린 밀러는 아킬레우스의 노래에서와 마찬가지로 키르케에도 역시 여운이 남는 결말을 선사했다. 500페이지에 달하는 그녀의 신(神)생을 끝으로 그녀는 과연 사랑하는 연인과 인(人)생을 마감할 수 있었을지 그녀의 말로를 상상해 보았다. 어떤 생이든 그녀가 행복했길 바라며 이만 리뷰를 마치겠다.

하늘에서 별자리가 어둑어둑해지고 자리를 바꾼다. 바닷속으로 추락하기 직전의 마지막 햇살처럼 신의 광휘가 내 안에서 빛을 발한다. 예전에는 신이 죽음의 반대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 죽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바뀌지도 않고, 손에 쥘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나는 평생 전진한 끝에 지금 이 자리에 왔다. 인간의 목소리를 가졌으니 그 나머지까지 가져보자. 나는 찰랑거리는 사발을 입술에 대고 마신다.(p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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