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그 옛날, 초록칠판에 흰 분필로 두 획이 서로에게 기댄 사람 인자를 쓰면서 선생님은 사람이 혼자서 살 수 없다는 말을 하셨다. 늘 누군가의 관심과 지지와 혹은 다양한 도움과 영향을 주고받는 경험을 쌓으며 나이가 많이 들었다.. 서로 사랑하는 삶의 의미... 그래서 너의 이야기가 들려오고, 나의 이야기도 풀어놓고, 누군가의 인생 이야기에 마음과 생각이 움직이는 신비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믿는다.
모처럼 황사를 씻겨내는 봄비가 왔다. 좀 시원하게 쓸어갔으면 좋으련만 그저 적당히 뿌렸다. 갓 결혼한 딸 내외와 그들의 신혼집 단장을 위해 함께 이케아에 방문을 했는데 넓은 매장 가득히 모인 사람들이 저마다의 처소에 원하는 상품들을 구매하느라 분주했다. 쇼룸이라는 매장은 또 어찌나 코너마다 매력적이던지... 중간에 간단한 식사까지 곁들여 계산을 하고 마지막으로 넷이서 각자 한 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먹으며 주차장에 이르러 시계를 보니 세 시간이 훌쩍 지났다.
일 년 남짓 딸의 연인이었다가 이제 막 새신랑이 된 사위를 만날 때마다 그 선한 눈빛에 정이 간다. 예의 바르고 착한 내 사위가 진짜 내 가족으로 스며드는 중이다. 이 구석 저 구석 둘의 손길로 아늑한 새 보금자리가. 채워지는 과정을 보는 것이 즐겁다. 연애기간 동안은 물론이요 결혼식을 준비하면서도 다툼 한번 없었다는 이 희한한 두 젊은이 앞에 펼쳐질 나날을 엄마는 축복한다. 서로 의지하고 도와주고 믿음을 잃지 않고 함께 큰길이건 좁은 길이건 심지어 굽은 길이어도 씩씩하게 잘 헤쳐가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