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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나로 Dec 31. 2023

준비된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

Dec 02. 2022 작성

나는 개발도상국에서 초등학교를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도심에서 떨어진 낙후된 초등학교를 방문하여 지붕을 고치거나, 도서관을 지원해 주거나, 그곳에서 필요한 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한 기관에서 후원금이 들어올 예정이고, 학교를 선택해서 지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지역의 교육청에 지원이 필요한 학교가 있는지 물어보았고, A 학교를 추천해 주었다. A학교에 방문하니 교장선생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었다. 학교의 한 건물이 오래되어 낙후되었고, 최근 5년 사이 학생이 150명 정도 늘었다며 교실 5칸이 더 필요하다고 하셨다. 


사실 학교는 널찍하고 깔끔했다. 나로서도 더 열악한 환경을 가진 학교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교장선생님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이곳에 지원을 해주는 것이 좋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NGO에서 일하는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다. 학교에 STEM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었다. 신청받을 때 살펴보면, 도시에 위치하고 이미 교내 프로그램이 충분한 학교인데 신청서를 성의 있게 작성하여 선생님들이 많았다고 한다. 반면, 시골이고 열악한 환경이라 지원하고 싶지만 대충 작성하여 신청하는 선생님이 있다고 한다. 그분은 시골에도 기회를 주고 싶고, 정말 손길이 필요한 곳은 시골이라는 생각에 시골의 지원팀도 적극적으로 지원서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늦은 행정업무와 비협조적인 업무 형태라고 했다.

보편화할 수 없는 이야기이지만, 열악한 환경과 관계없이 준비된 사람 필요의 목소리를 먼저 내는 사람에게 한 번 더 눈길이 더 가는 것은 사실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정답이 없다. 나로서는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들도 그저 받는 것이 아닌, 기회를 얻기 위해 부단히 준비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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