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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yj Nov 22. 2023

시간 빈곤

  시간빈곤은 개인의 시간보다 노동을 위한 시간이 긴 경우를 의미한다. 다수의 현대인들은 어린 시절부터 '시간 빈곤' 속에서 자신을 위해 시간을 내어주지 못한다. 퇴근 후에도 집안 가득 인간의 존엄성을 위한 일거리가 늘어져 있고 노동은... 직장에서 집으로 이어진다. 

 Becker(1965)는 시간은 수입을 얻으려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이고, 돈과 시간은 상호의존적 상충관계(trade-off)라고 하였다. 또한, Vickery(1977)는 돈이라는 기존의 개념에 시간을 추가하여 시간도 빈곤하면 소득과 마찬가지로 곤궁을 경험한다고 했다. 그러니 돈을 벌려 투자한 시간 속으로 자신의 존재가 사라져 버린다면 우리는 또 다른 빈곤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한정적인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래서인지 모두 바쁘다. 마치 단시간 패키지여행처럼 숨 쉴 틈이 없다. 여행 중에 먹는 똑같은 음식들, 모두가 방문하는 비슷한 관광지, 시간에 맞춰 함께 움직여야 하는 똑같은 시간표... 그런 패키지여행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시간의 빈곤은 아이들도 피해 갈 수 없다. 유아기를 벗어나면 유치원을 경쟁하듯 들어가고, 이른 나이부터 학원을 다니며 친구들과 싸워 이겨야 한다. 좋은 대학을 가고 누구나 부러워하는 회사에 취직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모도, 자식도 모두 불안한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그 두려움은 자식에서 자식으로 대물림 되어 아직도 학생들의 가방은 무겁고 학원 앞은 문정성시이다.

 

  시간은 모두에게 정해져 있으니 그 시간에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도 있고, 미래를 그려볼 수도 있고, 마음껏 사랑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시간이 없다. 오늘이나 내일이나 달라질 것 없는 허전함을 허세와 돈으로 채우며 시간의 극빈층으로 살아가고 있다. 


 시간이 없으면 우리는 삶을 누리지 못한다. 돈으로 허세를 부릴 수는 있어도 마음으로 얻어지는 허기는 채울 수 없다. 그러니 잠시 멈추고 시간으로 호사를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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