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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PEACE Nov 12. 2022

조지아 Day22.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떠나는 것

여자 혼자 조지아 여행 / 조지아 기념품, 트빌리시-알마티 에어아스타나

10.30_2022


오늘의 날씨

오늘은 트빌리시_최종_최종_최종의 . 아침부터 “하나도 안 믿겨..”하면서 짐을 싸놓고 나왔다.


어제 민박집 사장님께서 “이건  먹고 가야 된다”라고 추천해주신 식당이 있어서 12 반에 오라비 만나서 볼트 타고 갔다.


<Varazi Beer House ვარაზი>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메뉴대로 시켜먹었는데,, 진짜 짜증 났다.. 이걸 모르고 27년을 살아왔다니짜증 나.. 열받아..(농담임. 그만큼 맛있었다는 )


진짜   한입 먹고 정지해서 너털웃음 지었다. 정말 맛있었어요. 노 필터 맥주도 구라미 덕에 메스티아에서 처음 먹어봤는데 여기서 마신 것도 너무 맛있었다. 트빌리시에서 외식한 거 중에 제일 비쌌고 또 제일 맛있었음.


다 먹고 너무 배불러서 조금 걷기로 했는데 매연 무슨 일이야…? 공기가 너무 안 좋아서 걸을 수가 없었다. 결국 볼트 불러서 자유 광장으로 감.


나는 기념품을 안 모으는데 조지아는 너무 좋았기 때문에 엽서 사서 누군가에게라도 편지를 쓰고 싶었다. 두 번째 들어간 기념품샵에 예쁜 엽서가 많아서 여기서 엽서 몇 개랑 컵 하나 샀다. 한국 돌아가서 이 컵에 소주 먹으면서 울어야지..


그리고 오라비는 기념품에 다소 진심인 사람.. 여기를 제일 마지막으로 갔는데 다른 곳에 있는 거 다 여기 있을 듯. 제일 크고 종류도 많아서 한참 고르고 골라 기념품  사고 중심가로 갔다.


핼러윈 때문에 축제 분위기였는데 한국의 소식을 들은 터라 마음이 좋지 않았다.


처음 트빌리시 왔을  갔던 카페 가서 카페인을 수혈했다. 이제 생각해 보니 kvart coffee 체인인가 보군요. 


체력 진짜 좋은 편인데 생리 중이라 자꾸 힘이 쭉쭉 빠졌다. 아님 떠나기 싫었던 거던지. 그리고 계속 내가 한국 가는  미루었을  대책이 있을까 고민하느라 바빴다. 진지하게 대책이 있다면 비행기  찢고 메스티아에 다시 갔다 오고 싶단 생각을 메스티아 떠날 때부터 트빌리시에 돌아올 때부터 하고 있었음..


그리고 오라비와 서로 엽서도 써줬다ㅋㅋㅋㅋ 낭만 여행이네요.. 아직 잉잉이가 써준 엽서도  읽어  장의 엽서는 비행기에서 보기 위해 챙겨뒀다. 보드카에 엽서 읽으면서 눈물 삼켜야지..


사실 트빌리시에서 할 수 있는 건 다해서 할 게 없었다. 그래도 아쉬워서 산책해봄.. 오늘은 하늘도 정말 예뻤다. M2 열기구도 오늘은 거의 내내 떠올랐다.


내가 좋아하던 무법도시 st 지하도도 이제 안녕..


처음에 트빌리시 왔을 때 혼자 걸었던 대통령궁 쪽까지 갔다가 다시 센트럴로 돌아왔다. 오늘따라 하늘도 왜 이리 촉촉하고 예쁜 거야..


옷도   버리고 소모품도 써버리고 슬리퍼도 비행기에서 신고 버릴 거라 가방에 자리가  남아서 까르푸 가서 와인이랑  샀다. 민박집 사장님이 집에 가져가는 용으로 추천해주신 와인이랑 (linden 중요하다고 하심) 사면서  까르푸도 안녕이구나,, 매우 감성적인 상태.. 지금 MBTI 검사하면 F나올지도 몰라..


짐을 대강 싸고 나갔는데 와인을 안전하게 감싸기 위해서 결국 옷을 다시 다 꺼내서 쌌다. 옷으로 돌돌 감았는데.. 부디 무사히 한국에서 볼 수 있기를..^^


 싸고 나오면서 무쉬카 스탶친구에게 나간다고 하니까 ” 잘 가”함. 그래 내향인인 나는 이런 무심함이 좋았지..^_ 그동안 고마웠어 무쉬카..


오라비께서 공항까지 데려다주신다고 해서 같이 93번 공항버스를 탔다. 시내를 지나가면서 추억이 막 떠올라서 진심으로 눈물 날 거 같았는데 잠깐만, 시내요?


시내로 가면 반대임ㅋㅋㅋㅋㅋ 구글맵이 시키는 대로 탔는데 왜인지 모르게 반대로 가고 있었다. 안 그래도 택시에 비해 너무 오래 걸려서 볼트 탈 걸 그랬나 하고 있었던 참이라 그냥 내려서 볼트를 불렀다.


근데 볼트 기사가 전화 와서 어디냐고 계속 물어봄. 거리 이름이랑 번지수를 말해줬더니 진짜 처음 듣는 화를 들었다..^^ 너무 화내서 알아듣기 힘들었는데 대략  거리는 10 거리에 있는 거다.   엄청 오래 기다렸다. 뭐 이런 내용 같았다.


내가 잘못 찍어준 줄 알고 엄청 사과했는데 아니었음ㅡㅡ GPS 제대로 찍혀있는데요ㅡㅡ  사이에 기사가 다시 전화 와서 ” 공항 가는  맞지 40라리에 해줄 테니까 기다려이러는  아니겠음..? (볼트 앱에서는 공항까지 24라리 찍혔음) 그래서 됐다고 그냥 취소한다니까 취소해도 돈 내는  아냐고  를 냈다..^^ 돈이고 나발이고  사람한테  잘못도 아닌 걸로  듣고 있기 싫어서 취소한다 하고 끊어버렸다.  낸다는  취소 수수료(?) 개념의 3.3라리 나간  말한 듯. 트빌리시 시작과 끝엔 택시 사고가 있었네요..^^


다시 볼트 불렀는데 이번엔 아주 나이스한 기사님이 왔다. 다소 거친 운전 실력을 자랑했지만 그것이 조지안이니까요..


많이 슬펐나봐요..? 공항 사진 없음ㅋㅋㅋㅋ

진짜 공항은 가까워지고 이별의 시간이 왔음ㅜ 아직까지도 슬프네요.. 다시 온 트빌리시 공항은 생각보다 컸다.


오라비는 다시 공항버스를 타고 돌아가고 진짜 혼자가 되어 출국장으로 올라갔다. 2층 출국장은 티켓 있어야만 올라갈 수 있답니다.


메스티아에서도 틈틈이 호스텔 사람들과 구라미랑 놀고, 카즈베기에서부터는 거의 혼자 있을 틈도 없이 사람들과 너무 즐겁게 놀다가 갑자기 혼자가 되니까 진짜  기분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공허했다. 너무 슬퍼지니까 감정은 그만 말하겠습니다. 근데 정말 슬펐음..


그건 그렇고 트빌리시 공항 출국장에는 게이트 바로 앞에 흡연장도 있음. 역시 골초들의 나라.. 그리고 면세는 딱히   없을  같아서 들어가 보지도 않았고 그냥 계속 보딩만 기다렸다.


지연 아스타나 답게 10시 보딩이라더니 10시 40분에 들어갔다.


트빌리시-알마티 구간 기내식 쌀은 치킨입니다. 슬픈 와중에도  샐러드가 너무 맛있었음.


근데ㅋㅋㅋ  아직  먹고 있는데 앞자리 아저씨가 자기  먹었다고 의자 뒤로 젖혀서 맥주 쏟아짐.. 너무 어이가 없어서 고장 나서 멈춰 있는데 옆자리 커플들이 휴지랑 물티슈를 챙겨줬다. .. 맥주로 축축이 젖은 바지 입고 비행함ㅋㅋㅋㅋㅋ


조지아 여행은   없이 너무 행복했는데 떠나자마자 축축한 바지를 얻어서 더더욱 슬프고 짜증 났다..^^


비와서 창 밖이 안 보여요

축축이 젖은 바지 입고 잠도 잤다..^^ 그리고 알마티 도착하니까 비가 오고 있었다. 알마티 시간으로 4시 50분쯤 도착.


원래는 예약한 호텔에서 답변도 안 오고 해 뜰 때까지 얼마 안 걸릴 거 같아서 공항에서 해 뜨길 기다렸다가 나갈 생각이었는데 바지가 너무 찝찝해서 일단 호텔로 가봤다. 호텔은 진짜 공항 나오자마자 보인다.


1~3층은 항공사들이 쓰는 거 같고 4층이 리셉션&호텔 방임.


예약했냐길래 홈페이지에서 예약했는데 너네가 답장 없던데 이러니까 확인 전화 안 갔으면 예약 안된 거라고 함.. 그럼 전화를 주지 그랬어.. 번호도 적었잖아ㅠ


다른 숙소라도 알아볼까 싶어서 와이파이 좀 써도 되냐니까 비번 알려주고 좀 기다리면 방 나올 수도 있는데 기다릴래? (아무래도 시간제로 운영하는 곳이라 24시간 내내 나가면 치우고 사람 다시 들어가고 하는 거 같았음)하길래 기다려볼게 하고 앉아 있었다.


그래도 와이파이가 되니까 시간은  갔다. 여전히 찝찝한 바지를 입고 1시간쯤 기다려 6시가 됐다. 그때 직원이 와서 이제  치우고 있는데 화장실은 방에 있고 샤워실은 공용이고 12시간에 8000탱게인데 들어갈 거냐며  상태를 확인시켜줬다. (1탱게=3원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방은 무난했으나 샤워실은.. 네.. 샤워는 못할 거 같아요.. 일단 알겠다고 하고 물 300탱게&방 8000탱게(12시간) 결제하고 들어가서 바지부터 빨았다.


자는 동안 마를까 싶었지만 냄새나고 축축하기 vs 냄새 안 나고 축축하기 중에 후자를 고름. 빨래하고 씻고 나니까 이미 7시였다. 조지아 시간으로는 새벽 5. 집으로 돌아가는  아니라 조지아를 떠나가는 기분이 드는 오늘정말 하루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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