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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ply Jul 20. 2022

북극곰은 단지 사냥을 위해 떠날 뿐

-한 명의 대학생이 바라보는 '위기의 사람들'

 나는 웹툰을 즐겨보는데, 장르는 추리, 개그, 감성, 일상 등 가리지 않는다. 추천해달라면 그 사람의 취향에 맞는 내용으로 추천하거나 의견을 말할 때는 웹툰을 보고 느꼈던 것들을 정리하여 전달하기도 한다. 그만큼 웹툰을 많이 보기도 했고, 내용을 잘 기억했다가 어딘가에 잘 써먹는다. 


 그러던 중에 '쥬드프라이데이' 작가의 <굿 리스너>라는 웹툰을 접했다. 에피소드 형식인데, 주인공은 죽은 자들의 상담사가 되어 한이 되었던 내용을 듣고 공감해주거나 해결해준다. 그래서 죽은 사람들의 사회 문제와 관련된 각각의 이야기들을 에피소드로 하여 내용을 전개해 나간다. 


 이 웹툰의 에피소드 중에서도 무엇인가 와닿는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북극곰의 사랑'이라는 재목의 에피소드이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현재 사회에서 활용되는 인공지능을 포함한 기술들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특히, 여러 기술들 때문에 일자리 및 인권 등이 위협받는 처지를 작품에서는 빙하가 사라져 가는 환경에서의 북극곰의 처지로 비유한다. 점점 설 자리가 사라져 가는 사람들의 입장을 북극곰에 비유하니, 이만큼 적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 사회는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단순 기술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문화를 주도하는 주체 및 소재가 빠른 시간 안으로 바뀌고 사상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이 다양해지며, 개개인의 생각마저도 수도 없이 바뀐다. 마치 우리는 북극곰처럼, 이전에는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위기에 처해있다. 두 부류 모두 환경은 바뀌어만 가는데, 사람 및 북극곰이라는 본질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말한다. 어서 이런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따라오지 못하면 낙오되는 것이고 사회에서 외면받는다고. 그런데 정말 노력했는데도 상황이 더 나아지지 않은 것인지, 환경이 아니라 인식을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닌지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기술 및 문화의 전진으로 사라져 가는 것들은 엄연히 '바꿀 수 없는 것'이다. 북극곰이 생활할 수 있는 빙하들이 사라져 가는 것을 바꿀 수 없듯이(인간이 미안하다), 대체될 것이나 이제는 예전 것이라 여겨지는 것들이 사라지는 것은 바꿀 수 없는 것에 속한다. 어쩔 수 없는 것이 존재하긴 하나보다.


 결론은, 뒤쳐저도 상관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 어쨌든 살기 위해서는 발버둥 치면서 뭐라도 잡아야 한다.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난 것 같고, 나만 방황하고 있는 것 같은 지금.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것은 사실이다. 현실은 '교체'를 원한다. 


 다만 사회에서 설 자리에 위협을 느끼는 사람들이 생각을 다르게 가졌으면 한다. 빙하가 녹아서 설 자리가 사라져 가고 새로운 빙하를 찾아 떠나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들이 쫓겨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겨뒀으면 한다. 쫓겨난 것이 아니라 사냥을 하러, 먹이를 찾으러 '스스로' 움직였다는 것을 기억하자. 불쌍한 북극곰이 아니라, 용맹한 한 마리의 북극곰이기 때문이다. 



꼭 우리 같지 않아요? 시대의 발전에 밀려 자신이 있을 곳을 찾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게
-굿 리스너中


북극곰은 쫓겨난 게 아니에요. 도망친 게 아니라 사냥을 떠난 거예요. 치열하게 살아남기 위해 사냥을 나간 거예요.
-굿 리스너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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