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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원 Mar 05. 2024

작가지망생의 드라마 리뷰 "슬기로운 의사생활 2"-7화

"사연과 사정이 없는 사람은 없다."

# 드라마 소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는 2021년 6월 17일부터 9월 16일까지 방영되었던 의학 드라마다.

현재는 넷플릭스에 시즌 1과 함께 시청이 가능하며,

주연 배우는 조정석, 김대명, 전미도, 정경호, 유연석 등으로 15세 이상 시청 관람이다.

장르는 드라마, 성장, 의학, 휴먼, 코미디, 음악이다.


# 7화 

해당 드라마를 "작가지망생"의 시선으로 인상 깊었던 장면이나,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 아래 리뷰부터는 드라마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의 7화에서는 2가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1. "수술 많이 해보셨죠?"

환자의 가족이 이익준(조정석)에게 물어보는 말이다.

이외에도 많은 장면에서 걱정과 불신이 가득한 말들을 간호사나 의사에게 한다.

거기서 일하고 있는 간호사나 의사의 표정에는 허탈감이 보인다.

환자 가족의 마음은 이해하나, 자신들을 믿지 못하는 불신감 때문에 느끼는 감정.

그래서 장윤복(조이현)은 "너무하다."라고 말한다. 


7화를 같이 보고 몰입한 시청자도 장윤복(조이현)의 마음을 그대로 따라가도록 만든다.

'대체 왜 저렇게까지 말하는 거야? 그냥 좀 믿어주면 안 되나?'

하지만 7화의 마지막에서 이익준(조정석)이 말한다.

"우리한테는 매일 있는 일이지만, 환자와 환자 가족은 마지막인 3차 병동이야."

"내가 환자 가족이었어도 그렇게 할 거라고"

"그래서 우리는 환자를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돼."


드라마를 보면서 '왜 그래?'라고 생각하던 나도,

내 가족이 정말 아파서 입원했다면 그것보다 더했을 거라는 생각에,

'역지사지'가 인생에서 왜 필요한지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내가 그 사람의 상황, 처지가 아닌 제삼자의 입장에서 보면 

객관적이고 이성적이고, 명확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하지만 당사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렇기에 때로는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이 이해되지 않더라도

한 번쯤은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걸 배웠다. 


이번 화가 좋았던 이유는 장윤복(조이현)의 대사에도 있다.

장윤복(조이현)은 의사가 되기 전,

위에서 나온 환자의 가족과 같은 상황의 사람이었다.

분명 본인도 직접 경험한 일이고, 똑같이 행동했는데

상황이 달라졌다고 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했던 자신을 자책한다.


이런 장면을 보면 본인이 같은 상황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대사와 장면이어서

생각하게 만드는 점은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참 어렵다고 생각했다.


2. "엄마 전화 오면 끊기 바빠, 그래서 빨리 끊으면 죄책감이 들어."

채송화(전미도)가 이익준(조정석)과 대화하는 장면에서 나온 대사다.

정확하게는 부모님의 연락 자식에게 왔을 때는 여러 안부를 묻다 보니,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되고, 자식은 일 이야기를 하다 보니 빨리 끊게 되고,

막상 빨리 끊으니까 자식으로서의 죄책감이 든다는 뉘앙스의 대사였다.


이 대사를 듣고 생각해 보면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부모님의 마음을 모르는 자식은 없겠지만, 

그런 부분들을 이야기하면서 나오는 힘듦에 빨리 끊으려는 마음과

끊고 나니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마음이 모두 이해가 된달까?


거기에 이번 화에서 작가님은 안정원(유연석)의 엄마 

정로사(김해숙)의 치매 초기 증상을 보여줌으로써 

자식으로서의 죄송한 마음을 더욱 크게 했던 거 같다.

치매 초기 증상으로 인해 스스로 답답해하는 정로사(김해숙)의 모습을,

자식인 내 입장에서 보니 가슴이 먹먹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작가님의 의도적인 연출인지 모르겠지만, 참 잘 합친 에피소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걸 보면서 처음 느꼈던 "역지사지"가 타인에게도 중요하지만,

가족에게도 중요하다는 마음도 들었다.

그래서 나도 연락을 드려 물었다. 

'식사는 하셨는지. 아프신 곳은 없는지. 오늘은 어떤 일이 있으셨는지.'

어떤 목적 없이 대화만을 위한 연락을 하고 나니 괜히 기분이 좋았다.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있는 부모님에게,

목적이나 이유 없이, "그냥 목소리 듣고 싶어서"라고 먼저 연락해 보는 건 어떨까?

그럼 부모님이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라고 말씀하시는 모습에 

계속 나를 걱정하시는구나라고 느끼게 하는 포인트가 되어,

속으로 은은하게 미소 짓게 하는 포인트가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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