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옹기종기 Apr 05. 2024

직장엔 좋은 동료가 생각보다 많다

옹기종기의 휴직일기 ep.5

 아침에 운동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핸드폰을 보니, 지원청에 오기 전에 함께 학교에서 근무했던 부장님 한 분께서 보낸 기프티콘과 메시지가 와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카카오톡을 켜 메시지를 확인해보니, '휴직했다는 이야기 들었다. 마음 고생한 것 같아 안타깝고, 무슨 일을 하든 조용히 응원하겠다. 힘내라.'라는 의미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같은 직장에 함께 있는 것도 아니고, 같은 교사도 아니고, 내 직급이 높은 것도 아니고, 어쩌면 앞으로 볼 일이 없을 수도 있는 사람에게 어떻게 이런 선물을 해줄 수 있을까.


 부장님의 진심이 전해져 그동안 받았던 여타 여러 선물들보다도 조금은 더 감동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무원 생활을 할 때 가장 힘들었던 것 중에 하나가 '어떻게 이렇게도 뻔뻔할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이렇게도 수준이 낮을 수 있을까.' 싶은 사람들을 상대할 때였다.


 더군다나 그 대상이 외부 민원인이 아니라 같은 조직에 있는 동료라면, 내가 고작 이 정도밖에 안되는 사람들이랑 같은 직장에 다니는구나라는 생각에 그 힘듦이 두 배, 세 배가 됐다.


 별다른 위기감 없이 이 조직에 계속 있다보면 내가 그토록 싫어하고 무시했던 사람들과 결국은 같은 사람이 되어 갈 것이라는 '확실한'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잠시 여유를 찾고 주변을 둘러보니 생각보다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 중에 이상하고 별로인 사람이 많았던 것만큼, 내게 오늘 진심어린 메시지를 보내주신 부장님처럼 똑똑하고 유능하고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충분히 많았었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도, 우리가 다니는 직장엔 생각보다 좋은 동료가 많이 있는 것 같다.


 * 배경 출처: Tvn 드라마 <미생>

매거진의 이전글 공무원 수험생들이 스터디를 짜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