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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기종기 Sep 15. 2024

누군가 거슬린다는 건, 내가 심심하다는 뜻

직장 스트레스에 현명히 대처하는 방법

 얼마전 재테크 단톡방에 올라온 채팅들을 눈으로 스윽- 훑고 있는데 속으로 뜨끔!하게 되는 채팅이 하나 있었다.


 "○○○님, 누군가 거슬린다는 건 지금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거예요. 다른 사람 신경쓸 시간에 돈 벌 궁리나 하세요."


 한 이용자가 회사 동료의 행동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자 다른 이용자가 올린 채팅이다. 아마도 공적(?)인 공간인 재테크 단톡방에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계속 늘어놓는 것에 대한 불만이 담긴 채팅이었을 것이다.


 지적받은 것은 익명의 이용자였지만, 뜨끔한 건 우연히 그 채팅을 읽은 나였다. 직장생활을 하는 내내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만으로 절어있던 내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 그 채팅을 보는 순간 확 올라왔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누구든 반드시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일하는 경우가 생겨나게 된다. 가령 나는 조용히 할 일만 하고 집에 가고 싶어하는 스타일인데 함께 일하는 동료는 시끌벅적하게 일하고 끝나고도 회식을 하거나 친목 도모를 하고 싶어하는 등의 경우다.


 돌이켜 보면 그런 상황에서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유별날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했던 것 같다. 겉으로 티는 안냈지만 일하는 내내 그 사람을 피해다니려 노력했고, 집에 와서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그 사람이 나에게 준 피해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늘어놓았다.


 그런데 만약 내가 그때 퇴근 후에 해야할 일들이 머릿 속에 가득 차 있어서 근무 시간 중에 일어나는 일들을 퇴근 후에 곱씹을 정도의 여유조차 없는 상황이었다면, 나는 나와 맞지 않는 그런 사람들을 지금까지와 같이 그렇게 싫어할 수 있었을까?


 아마 미워할 기력조차 남아있지 않아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그들의 행동을 별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것이다. 그리고 온힘을 다해 퇴근 후에 해야할 일들을 하나둘씩 처리해 나갔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직장생활에서 누군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결국 나 스스로의 문제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 만약 직장 내에서 누군가가 나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그건 결국 지금 현재 내 스스로가 매우 '심심하다'라는 것을 대놓고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 것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요즘 잠시 휴직을 하고 직장생활에서 벗어나 있다보니 그동안 내가 직장에서 쓸데없는 것들에 의미를 두고, 그 의미 없는 것들 때문에 받지 않아도 될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동시에 복직 후에 다가올 직장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처럼 직장에서 피해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직장 일이 기억조차 나지 않을만큼 내 삶을 바쁘고 격렬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 역시 든다.


 재테크 단톡방의 모 이용자님이 채팅으로 깨우쳐 준 것처럼, 하루 종일 돈 벌 궁리를 하고, 나 스스로를 강하게 만들 궁리를 한다면 직장생활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일들은 자연스레 내 머릿 속을 잠시 스쳤다 사라져버릴 것이다.


 내 눈앞에 쌓여 있는 문제들을 가장 빠르게 해결하는 방법은 결국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루를 사는 것.' 그 하나뿐이다. 그 당연한 진리를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D


 * 배경 출처: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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