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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Jul 15. 2024

30대가 병으로 죽을 수도 있나?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30대에도 죽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 주변에서는 30대의 인생을 살다가 죽은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나이 계산이 어렵지만 막내삼촌도 30대를 지나서 40대에 패혈증 때문에 급속도로 상태가 좋아지지 않아서 돌아가신 걸로 기억을 한다. 정확히 몇 년도에 태어나서 돌아가셨는지까지는 굳이 기억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그 친척들 중에서는 가장 나와 우리 가족을 챙기려고 노력한 사람이지만 결국 그 사람은 그들의 사람이기 때문에 굳이 무언가를 추억하고 기억하고 싶지 않다.


문득 나도 그렇게 죽을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막내 삼촌이 죽음에 이르렀던 이유는 날 것을 먹었다가 봉변을 당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30대에서 인생을 마감할 것 같긴 하다. 돈을 무수히 많이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벌고 적당히 쓰는 삶을 살고 있는 나로서는 아무것도 미련이 없다. 이 일을 위해 어떤 것이라도 희생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나는 희생할 준비는 되어있지만 나 자신의 미래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상태로 뛰어들고만 만다. 내 문제는 그게 가장 클 수도 있다.


30대에 아무런 문제도 없는 사람이 죽는다는 게 낯설기는 하지만 그걸 내가 갱신할 것 같아서 괜히 부담스럽고 불안하다. 친누나가 내년에 결혼을 해서 그 일정을 소화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술을 먹지 않고 건강을 유지해야 하지만 나는 유지할 자신도 없고 유지해야 할 명목도 없다.


나는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길을 걷다가 아는 사람을 만나더라도 말이 잘 나오지 않고 횡설수설하고 정말이지 대인기피증까지 생겨버린 느낌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지 못하고 돌려서 말하거나 그 사람과의 동선을 다른 곳을 말하곤 한다. 이 정도면 정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죽겠다고 행동을 하지 않아도 슬슬 이제는 나의 행동이나 생각 자체가 점점 죽음과 가까워지는 것 같아서 누군가에게도 더 이상 이런 이야기를 말을 할 수가 없다.


정말 올해 안으로 죽으려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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