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하루에 하나씩
8. 사랑은 마지막 한 조각
"오늘은 여기에 가 볼까요?"
"어딘데?"
"사이먼 힐"이라는 곳인데 당신도 가보면 좋아할 것 같아요."
바르샤바 근처에 있는 야생동물공원인데 작은 호수가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한국에 있는 캠핑 장비가 있으면 바비큐 존에서 한국에서 처럼 고기도 구워 먹을 수 있는데 아쉽네요. 공원 안에는 식당이 없어서 먹거리를 가지고 가야 할 것 같아요."
"그럼 가는 길에 맥도널드에 들러서 치킨 텐더 하고 치킨 너겟을 사 가지고 가지?"
집 근처에 있는 맥도널드에 가서 치킨 텐더 4조각과 치킨 너겟 6조각을 포장해서 '사이먼 힐'로 차를 몰아갔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다. 공원에 도착해서 주차를 하고 자전거를 빌렸다. 공원을 걷기보다 자전거를 타고 도는 것이 힘도 덜 들고 공원을 다 돌아보기 위해서는 자전거가 딱이다.
자전거 바구니에 치킨세트를 올려놓고 공원에 들어서니 주말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이 많이 보인다.
자전거를 타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모래언덕에서 선탠하는 노부부, 바비큐 존에서 고기 굽는 사람들, 자전거 타는 사람들 그리고 호수에서 수영하는 아이들......
"아니 쟤들은 저 물에서 수영을 하네요. 물이 더러운 것 같은데......"
수영하는 아이들이 물속에서 더위를 식히고 한쪽에서는 고기 굽는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냄새 죽이네. 고기 냄새가 나니까 배가 고파지네."
"한 바퀴만 더 돌고 우리도 식사하지요."
세 바퀴째를 돌면서 식사할 수 있는 자리를 잡았다. 호숫가에 있는 벤치로 호수를 바라다보고 있는 그늘 지역이다. 자전거를 세우고 가져온 치킨 세트를 벤치에 펼쳐 놓았다.
"따뜻할 때 먹었으면 더 맛있었을 것 같네요."
"그래도 출출하니까 맛있네."
가져온 치킨 세트를 부지런히 먹다 보니 치킨 너겟 한 조각이 남았다.
남은 한 조각에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한다. 내가 한 조각을 더 먹었는가 보다.
"남은 건 당신이 먹어요. 내가 더 많이 먹은 것 같아요."
"당신이 먹어. 당신 너겟 좋아하잖아?"
치킨 너겟 한 조각을 놓고 서로 먹으라고 하는 우리 부부를 보니 다른 이들과 다르지 않다.
좋은 것을 더 먹이고 싶은 마음.
배부르지 않으면서도 배부르다고 하는 그 마음
나는 그 마음을 사랑이라고 본다.
"그래 내가 먹을게."
치킨 텐더 한 조각에 담긴 사랑을 씹으며 아내의 사랑을 맛본다.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