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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vid Jun 23. 2024

투자 못하는 공무원의 걱정

소심한 공무원의 투자 이야기

 집 값이 폭등했다. 미국 주식도 폭등했다. 한국 주식은 전고점에서 한참 내려와 한동안 힘을 못쓰고 있다. 셋 중  내가 투자했던 곳은 어디일까?


  당연히 한국 주식이다. 나는 꽤 큰 손실을 봤다. 주변 사람들은 부동산, 미국 주식, 비트 코인에 투자해서 몇 억을 벌기도 했지만 난 그 좋은 여건에서 손실을 봤다.


 2010년 공무원이 되었을 때 난 내 미래를 걱정하지 않았다. 연금도 나올 것이고, 아내도 일을 하니 부자로 살 순 없겠지만 그렇다고 돈 걱정을 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당시 집 값은 너무 비쌌지만 인구 감소가 예정된 우리나라에서  집값은 당연히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식? 우리 세대에게 주식=패가망신이라는 공식이 성립했다. 주식에서 집 날린 사람, 한강 간 사람들 얘기만 가득했다. 심지어 전업 투자를 하다 전 재산을 날린 친구도 있었다. 가끔씩 폭락장이 왔을 때 몇십만 원을 지수 추종 etf에 투자했고 짭짤한 재미를 봤지만 워낙 소액이라 큰 의미는 없었다. 주식은 딱 그런 용도였다. 


 하지만 2010년 후반에 들어서며 분위기가 묘하게 흐르기 시작했다. 집 값이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고 비트 코인이라는 이상한 것이 나타나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으며 주식도 그에 뒤지지 않게 좋은 흐름을 보였다. 친구들은 퀀트 투자를 시작했고 성과가 꽤 괜찮게 나왔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의사인 친구는 거액을 투자해 큰 이익을 봤지만 용돈 수준의 금액을 투자해 내가 번 돈은 용돈 수준이었다. 불현듯 재테크 유튜버의 말이 떠올랐다.


 "공무원들은 보수적이면서 안정적인 인 것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이잖아요. 투자를 해서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 상당히 모순으로 보여요."


 2021년.  사태는 정점에 달했다. 벼락 거지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는데 안타깝게도 그게 나였다. 아니나 다를까 뒤늦게 주식에 돈을 넣었더니 기다렸다는 듯 폭락했다. 열심히 일해서 성실하게 저축한 사람들은 바보가 되었고, 주식, 비트코인, 부동산에 돈을 넣어뒀던 사람들은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불안감은 미래에 대한 전망도 바꿨다. 연금조차도 믿음이 가지 않았다.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 과연 연금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연금 산정 시 인플레이션을 고려한다고 하지만 과연 제대로 반영해 줄까? 국가에 위기가 생기면 제일 먼저 희생을 해야 하는 게 공무원인데?


 결론은 단순했다. 월급과 연금만으로는 미래가 불안하니, 부업 또는 투자를 해서 돈을 벌거나 벌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놔야 한다. 하지만 공무원에게 부업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남은 것은? 투자. 인플레이션의 세대에 살아남으려면 자산의 상당 부분을 투자해야만 한다. 이 험난하고 어려운 길을 한 번 떠나보려 한다. 가장 공무원스럽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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