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엄마들이 어린이집에 보내는걸 미안해하고 고민한다. 각자의 사정에 따라 보내는 이유가 있겠지만 대게는 복직을 하거나 엄마가 혼자 아이를 보기 힘에 부쳐서 이다. 전자의 경우도 아이의 대한 미안함이 있지만 사실 후자의 경우는 죄책감까지 더 해진다. 주변의 시선도 그리 곱지 않다. 거기에 시댁까지 낀다면 정말 최악이다.
아이는 애착 때문에 만 3세까지 엄마가 돌봐야 한다는 말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엄마들도 많다. 과연 그럴까? 나도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낼 당시 이 얘기 저 얘기 듣기도 하고 찾아보기도 참 많이 찾아봤었다. 만 3세까지 애착형성이 중요한 시기는 맞으나 그것이 어린이집을 보낸다고 해서 애착형성이 되고 안되고의 문제는 아니라는 거다. 결국 육아는 양보다 질이다. 애도 울고 나도 울고 서로 이렇게 죽어도 못 보내는 식으로 끼고 있지 말고 각자의 시간을 가지는 걸 추천한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도 집에서 못하는 활동들도 해보고 엄마도 최소한 밥 한 끼와 커피 한잔은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게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엄마와 아이의 하루, 나아가 가족의 하루에 굉장히 크게 작용한다. 피로가 하루하루 쌓으면 사람이 시들시들 해지듯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이런 소소한 즐거움과 휴식이 엄마의 몸도 마음도 활짝 피게 만든다.
나는 내 나이에 비해 육아를 빨리 시작한 편이고, 지금 내 친구들은 이제 막 임신했거나 아기를 키우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초보 엄마인 내 친구들은 나에게 조언을 많이 구한다. 특히 어린이집에 대한 고민으로 나에게 많이 물어본다. 보내도 괜찮은지, 어떤 어린이집을 가야 하는지, 어떤 걸 준비해야 하는지 등등 초보 엄마들 눈에는 어린이집이라는 굉장히 높은 산을 넘는 과정이 녹록지 않다. 그냥 단지 엄마들이 힘들어서 고민 없이 보내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이런 시선은 엄마들을 주눅 들게 하고 양질의 육아를 방해하는 요소이다.
어린이집에 이제 막 보낸 친구가 아이한테 너무 미안해서 몇 번이고 입소를 취소할까 말까 고민을 했었다. 나는 친구에게 고민할 것도 없이 취소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어린이집은 엄마가 편하기 이전에 아이들도 즐겁게 생활하려고 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집에서 못하는 활동들을 전문가인 어린이집 선생님과 같이하고 아직 또래와 같이 어울려 놀 수 없는 연령일 지라도 같은 또래에 관심을 보이게 하면서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 당시에도 이렇게 얘기해서 친구의 걱정스러움을 좀 덜어주었다.
사실 나도 처음 보냈을 때 친구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걱정을 많이 했었다. 본래 걱정이 많은 성격이고 돌다리도 수십 번 두드려 봐야 하는 직성이 풀리는지라 나는 그래서 첫째 임신했을 때 산후조리원에서 나오는 사고를 보고 첫째 때는 산후조리원에 가지 않았었다.(지금 생각해보면 내 인생 잘못된 선택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어린이집 보낼 때도 마찬가지였다. 어린이집에서 나오는 사건 사고 뉴스를 보면서 마음도 아팠지만 두려웠다. 내 아이도 저런 일을 당하면 어쩌지?라는 걱정 때문이다.
하지만 첫째가 18개월쯤에 임신 6개월이었던 점점 몸이 힘들어 아이도 버거웠고 내 몸도 버거웠다. 이대로 가다가는 애랑 같이 울다가 보낼 것 같아서 어린이집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걱정이 매우 많은 성격답게 주변 어린이집을 다 찾아보고 알아보고 상담도 많이 다녔었다. 친구 중에 어린이집 선생님인 있었는데 그 친구를 통해서 어린이집이 돌아가는 시스템을 다 알아보고 보냈었다.
그렇게 알아보고 보냈었도 또 난관이 있었다. 어린이집 적응기간이 끝나고 어린이집 문 앞에서 헤어질 때 첫째부터 셋째까지 그렇게 자지러지게 울었었다. 특히 첫째 때는 나 편하자고 애 보내는 것 같아 아이의 대한 미안한 감정과 죄책감으로 마음이 바닥을 쳤었다. 그러나 지금 이 시기에 흔들리는 엄마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버티라고 말하고 싶다. 엄마가 약속된 시간에 항상 데리러 오는 걸 반복하다 보면 아이도 안정감을 찾고 더 이상 헤어질 때 울지 않는다. 그리고 적응기간이 끝나면 대부분 엄마랑 헤어질 때 울더라도 엄마가 가고 나면 울지 않고 잘 논다. 엄마도 같이 어린이집 문 앞에서 울고 안타까워하지 말고 밝은 모습으로 빨리 인사하고 가는 게 좋다고 어린이집 선생님들께 들었었다. 아이들의 불안감을 낮추기 위해서 엄마의 태도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때 생각했던 문제들은 돌이켜보면 기억조차 희미해질 정도로 별거 아니었고 아이와 나의 성장에 영향을 끼칠 문제들이 아니었다. 물론 간혹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대책 없는 불안감과 엄마의 심연에 죄책감이 자리 잡고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할 수 있다면 아이와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다 동원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엄마가 희생하면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잘못된 생각이다. 나중에 알아주는 사람도 없다. 주변에 시끄러운 소음은 무시하자. 누가 뭐래도 내 새끼 제일 사랑하는 건 나고 대신 키워줄 거 아니면 조용히 하라고. 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