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없는 하루, 무너지는 마음을 조용히 바라본 날

by 연지

일주일에 한 번,
아이가 아빠를 만나러 간다.
집은 갑자기 조용해지고,
그 조용함 속에서 나는 혼자가 된다.

해야 할 일을 할 수도 있고,
평소에 미뤄둔 것들을 할 수도 있지만
오늘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아침부터 마음이 이상하게 가라앉았고
결국 하루 종일 울기만 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버겁게 느껴지는 일상.
그 감정들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얼마나 울었는지
저녁이 되어서야
오늘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배가 고프다는 감각도
늦게서야 느껴졌다.
힘이 빠지니 마음도 더 가라앉았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까 생각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후회되는 일이 있었는지,
같은 선택을 또 할 것 같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 질문이
엄마에게 오래 남아 있을지도 모를 아픈 기억을
다시 흔들까 봐
결국 전화는 걸지 않았다.

말하지 못한 질문은 마음속에 그대로 남았다.
누구에게도 나의 힘듦을 정확히 설명할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의 감정은
내가 스스로 정리하고
내가 혼자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나는 살아내야 한다.
아이는 잘 키워야 한다.
흔들리는 날도 있지만
그래도 버텨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다가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지금까지 잘하고 있었다고.
조금 더 나아지고 싶어서 흔들렸을 뿐이라고.
오늘은 그냥 이런 날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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