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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구니 Jun 25. 2024

[아빠기자의 육아기행] "아깝게 아이폰 못 받네"

3학년이 되고 나서 딸 아이가 입에 달고 사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아이폰이다. 1학년 2학기 때 잼폰을 사줬는데, 대다수 친구들이 아이폰을 쓰는 만큼, 자신도 아이폰을 쓰고 싶다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반대하고 나선 건 와이프였다. 그 누구보다 아이폰 매니아이지만, 아직 딸 아이가 쓰기엔 무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핸드폰이 고가인데다 지금도 내 핸드폰을 끼고 사는 딸 아이에게 아이폰을 사주면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와이프의 주장이다. 


이런 와이프의 반대에 딸 아이는 울면서 서운함을 표현했고, 와이프는 시험에서 백점을 맞으면 사주겠다는 말을 해줬다. 


딸 아이는 모르지만, 이미 딸 아이의 아이폰은 준비해둔 상황이었다. 고가이지만, 친구들 대부분이 사용하는 것을 알고 있던 만큼, 저렴하게 나온 아이폰을 운 좋게 미리 구입할 수 있었다. 대신 아이폰을 사용하게 하는 시기는 4학년때라고 생각했지만, 딸 아이의 끊임없는 요구에 시험 백점이란 조건을 내걸은 것이다. 


이런 조건을 달성하기 위해 딸 아이는 폴리의 먼슬리 테스트 공부에 집중했다. 백점을 맞아 아이폰을 가지겠다는 의지로 늦은 시간에도 책을 보곤했다. 그렇게 먼슬리 테스트를 치루고, 결과가 나오는 날. 


미리 결과를 받은 와이프는 딸 아이에게 아깝게 한 개 틀렸다고 말해줬고, 딸 아이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다른 친구는 3개나 틀렸는데 아이폰을 받았다며 자신도 아이폰을 사달라고 때쓰기 시작했다. 이런 딸 아이에게 단호하게 다음에 백점 받으라고 말하는 와이프.  


솔직히 하나 틀린 것도 정말 잘한건데... 그냥 주는 게 어떠냐고 말하니 아직은 안 된다고 말하는 와이프. 핸드폰 중독인 만큼, 11월과 12월까지 지켜보고, 그때도 백점을 못 맞으면 크리스마스 때 줄 것이라고 말해줬다.  


와이프의 뜻을 이해한 후 딸 아이를 달래는데, 딸 아이는 서러운지 계속 울었다. 그러면서 엄마는 아이폰을 쓰면서 자기는 왜 못 쓰냐고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울딸~ 이번 시험에서 아쉽게 백점을 못 맞았네. 그래도 아빠는 울딸이 대견해. 하나 틀린 것도 정말 잘한건데. 엄마가 울딸 더 잘할 수 있어서 그런거니까 너무 서운해하지마. 다음달에 백점 맞아서 당당하게 엄마한테 아이폰 선물로 달라고 그러자. 울딸 잘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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