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보자... (퍼뜩 생각이 안 날 때는 '어디 보자' 혹은 '보자 보자' 하면서 시간을 번다. 머릿속 어딘가에 있을 비교급 페이지를 찢어질 정도로 열심히 넘겨 찾아보지만 그 어디에도 찾을 수가 없다... 아... 이 노쇠한 기억력... 분명 비교급 배울 때 무조건 er을 붙인다고 비교급이 다 되는 건 아니라고 배웠는데 예외가 있다는 것까진 기억나는데 그게 뭐였더라. 도통 생각이...)
아무리 머릿속을 헤집어봐도 속 시원한 해답을 찾을 수 없을 때는 초록창 찬스를 쓰는 수밖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프로그램에 출연제의가 오는 게 아닐까 할 정도로 원 샷 원 킬로 대답해 주던 똘똘한 엄마 타이틀을 이제 그만 내려놓아야 한다는 사실에 무척 속이 상했지만 딸에겐 아무렇지 않은 듯
"잠깐만~"
하고 굳이 명랑한 목소리로 초록창을 열어 ugly를 쳤더니 ugly 비교급이 자동검색어 리스트에 보였다. 이미 검색한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궁금한 건 사람들 다 똑같구나 싶다.
어지간하면 바로바로 대답해 주던 엄마가 검색창의 힘을 빌리는 모습을 지켜보던 딸은
"엄마도 다 아는 건 아니구나?"
하고 나의 아픈 곳을 푹 찔러댔다.
"야. 당연하지. 배운 지 30년이나 지났는데 기억이 나겠냐? 너 같으면 나겠어?"
하며 일갈해 보지만 그렇다고 속이 완전히 개운하지는 않다.
씁쓸함을 뒤로하며 ugly 비교급에 대한 설명을 차분히 읽어보는데 그만 빵 터져 웃고 말았다.
비교급과 단짝으로 나오는 최상급까지 친절하게 덧붙인 설명 때문이었다.
원형 뜻을 비교급과 최상급에 따라 한국어로 풀이를 해 보니 오 마이 갓 아주 가관이다.
못생긴 // 더 못생긴// 가장 못생긴
운이 없는 // 더 운이 없는 // 가장 운이 없는
그냥 추하고
그냥 운이 없는 것도 슬픈데
더 추하고, 더 운이 없고
그것도 모자라
가장 추하고, 가장 운이 없다니...
내가 너무 감정 이입하는 느낌도 있지만
이런 슬픈 단어의 행진이라니...
그냥 슬프고...
그냥 웃프다.
왠지 오늘은 2ne1(투애니원)의 'ugly'가 유독 당긴다.
당길 때는 들어보자.
*비교급의 불규칙 변형을 다시 되새김질해 보았어요.
모든 단어에 무조건 er을 붙여서 비교급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고, good이나 bad, little 등은 불규칙 변형이 있는 거... 이미 다 알고 계시죠? ^^
good - better - best
bad - worse - worst
little - less - least
성문영어나 맨투맨 볼 때처럼 오랜만에 영어를 들여다보았더니 머리가 아주 상쾌하네요. 된장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