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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원엄마 Jul 07. 2024

모르고 지나가길 바랐던 생일

회피하면 견딜 수 있어요

내 생일은 음력 70년 5월 15일이다

그래서 매년 내 생일은 바뀌여서 확인을 해야 한다

이번엔 아이도 없지만 매번 꽃과 편지와 선물을 준비해 주었던, 가끔은 미역국도 끓여 주었던 아이아빠도 없다

결혼하고 첫 생일은 독일여행 중에 맞이했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미역국과 밥과 김치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때 머물던 숙소의 주인에게 주방을 잠시 빌려 아이아빠가 준비해 준 것이다

너무 고마웠고 행복했고 사랑이 넘쳤다 ㅋㅋㅋ


나는 올해 내 생일을 찾아보지 않았다

일부러 보지도 않고 의식도 하지 않으려 했고 얼마 전 딸아이의 생일(양 5.31)이어서 납골당을 정리하고 많이 아프고 아팠기에 더욱이  잊고 있었다

그런데 옆에서 큰 의지가 되는 친구가 지난주에 너 생일이 다음 주 목요일인데 뭐 하고 싶니? 하며 물었다


매장 쉬는 날 여기저기 가보자는 친구에게 그래그래 좋네 하며 넘겼지만 마음은 많이 무너지고 있었다

친구에게 그 마음을 숨기느라 힘들었지만 그 친구가 나를 위해 애쓰는 걸 알고 있기에 아무렇지 않은 척 넘겼고 결국은 내가 쉬고 싶다 하여 매장이 쉬는 월요일은 집에서 조용히 하루를 보냈다


아무 생각하지 않고 모르면 좋았을 텐데 아이아빠마저 없는 생일은.......

매번 예쁜 꽃들과 카드, 그리고 선물을 나는 너무도 당연하게 고마운 줄 모르고 받아왔었다

평소에 아이아빠에게 있던 불만들 때문에 어리석은 맘을 갖고 대했었다


후회, 미안함, 고마움, 눈물....,...

아이와 아이아빠의 정성 가득한 편지들.....

재원아, 재원아빠 많이 많이 고마웠어

사랑해~~~~~


이번이 처음이어서 조금은 힘들지만 매년 익숙해질 거고 나는 더 단단해질 거라 생각해

내 걱정은 하지 마 오늘만 딱! 오늘만 엉엉 울고 내일부터는 다시 씩씩하게 살아갈 거야

알지? 둘 다? 내가 얼마나 씩씩한 사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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