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발머리 작고 여렸던 수줍음 많은 소녀가
어느덧 머리에 하얀 물감이 물드는 나이가 되었네
가까이 있는 옆자리 친구의 얼굴조차
제대로 바라보기 창피해했던 소녀
플라타나스 잎사이 화창히 비추던 햇살
헐렁한 교복에 그때를 그리워하고 있네
시간을 돌려 다시 가고픈 추억이 놓이고
마음을 다하고 싶던 친구들의 미소가 그립고
운동장 넘어 물풍선을 던지던
이름조차 모르는 볼 빨간 남학생도
내 어릴 쩍 추억의 일부분으로 기억된
발하나 넣을 공간 없던 만원 버스의 시달림도
오라이를 귀청 터지게 외치던 안내양언니도
먼 이야기인 듯 내 머릿속 추억일 뿐이지만
학교운동장에 봄이면 하얗게 피어있던 목련
학교정원에 누가 놓았는지 조용히 지키던 동상
까르르 나뭇잎 구르는 소리에도 행복했던
내소녀 시절을 돌려놔줄 수 없을까
시절은 가고 시절이 가는 만큼
시절이 내게 준 선물은
언제든 꺼내 들어도 미소 짓게 하는 소중한 기억
머릿속 필름이 단발머리 학창 시절을
오늘 떠오르게 한다. 그리움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