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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있는 주차장을 꿈꾸며...

by 연필로쓴다

"문화가 있는 주차장을 꿈꾸며..." 제목을 보고 강한 임팩트가 느껴졌다. 문화가 있는 주차장이라... 이제껏 자동차를 운전하고 주차하면서 문화가 있는 주차장이란 개념을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문화가 있는 주차장은 어떤 주차장일까? 그런 호기심이 생겼다. 한 줄 한 줄 읽으면서 Y 선배님께서 생각하신 주차장에 문화를 덧입히는 궁리가 소소한 마을 빵집의 브랜드 가치를 무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굉장히 혁신적인 궁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소한 마을 빵집은 구도심에 위치하여 항상 주차가 불편하다. 즐거워야 할 빵 쇼핑이 주차로 인해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어 불편과 불만을 이야기하는 고객님이 많다. 고객 전용주차장이 생기면서 그런 불편함을 다소나마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백화점 주차장을 이용할 때를 생각해 보면 백화점은 이미지가 중요하고 대기업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당연히 주차관리에 많은 인원들이 투입해서 넓은 주차장을 관리를 한다. 주차요원들은 현란한 손동작으로 주차안내를 하고 말끔한 정장 차림의 아가씨가 “오늘도 저희 OO백화점을 찾아주신 고객님 대단히 감사합니다.~~”멘트를 하며 무릎을 살짝 굽히며 인사를 한다. 나의 반응은 그들의 노고와는 상관없이 백화점을 이용하는 고객으로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지 기도하고 솔직히 말하면 기계적인 반응과 영혼 없는 멘트에 무언가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어 무관심해지고 서비스에 대한 피로감이 생긴다. 대기업에서 관리하는 백화점 주차장을 이용할 때의 나의 솔직한 느낌은 그런 것 같다. 물론 그들의 노고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항상 낮은 자세로 고객을 대접해 주는 모든 분들께 감사함을 느낀다.


문화가 있는 성심당 전용주차장은 고객에게 먼저 말을 건넨다. “어디에서 오셨나요?” “빵집에 사람이 참 많죠?” “저는 OO빵이 맛있던데~~ 고객님께서 사신 그 빵도 맛있고요~~” 진정성 있는 인사를 통해 고객과 소통할 수 있고 친근감 있게 말을 건넨다면 그리고 에누리 300원이 있다면 고객의 입장에서 충분히 소확행을 느낄 수 있을 거 같다.

물론 백화점 주차장과 문화가 있는 성심당 주차장의 단순비교는 힘들겠지만 대기업의 획일화된 정제된 느낌의 서비스보다 뭔가 정감 있고 생동감 있는 인사가 대기업스럽지 않아 전문성이 다소 떨어져 보일 수 있어도 좀 더 소소한 마을 빵집다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소소한 마을 빵집에 빵을 사기 위해 가장 처음 고객과 만나는 곳에서 기분 좋게 인사하고 빵 쇼핑을 마치고 집으로 갈 때 배웅을 하는 곳이 주차장이니 이곳은 단순히 주차를 하고 요금을 받는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당연히 '성숙한 문화가 있어야 하는 곳'인 게 맞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곳 무더위가 시작이다. 한여름의 뜨거운 햇빛아래서 굵게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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