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의 태명은 인삼이다. 장모님께서 직접 담가주신 인삼주를 먹고 생겨서 인삼이라고 지어주었다. 그래서 둘째의 태명을 홍삼이라고 미리 지어 놓았다. 그리고 셋째의 태명은 산삼이로 지어놓았다. 결혼할 때 가족계획은 아들, 딸 관계없이 셋을 낳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서른여섯, 봄의 여신님은 서른둘, 둘 다 적지 않은 나이에 결혼을 해서 다자녀를 갖겠다는 가족계획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둘째까지는 어떻게든 낳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봄의 여신님께서도 큰 아이 인삼이를 독박 육아하는 피곤함 속에서도 매일 잊지 않고 아침마다 정성껏 홍삼을 타 줘서 잘 먹었는데 인삼이 동생 홍삼이가 2020년 무더운 여름밤 7월의 어느 날 새벽에 쓰-윽하고 태어났다. 너무 감사하게도 병원 도착 한 시간 만에 진짜 쓰-윽하고 건강하게 별 탈 없이 잘 태어났다.
인삼이와 홍삼이는 서로 같은 날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신기하게도 인삼이와 홍삼이 출산예정일이 음력으로 똑같았다. 실제 생일은 딱 2년에서 3일 차이가 난다. 같은 날 태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홍삼이는 그러고 싶지 않았는지 예정일보다 열흘 일찍 태어났다. 인삼이 언니는 예정일보다 일주일 일찍 태어났는데 자기는 둘째로 태어나는 게 억울하다고 생각했는지 언니한테 지기 싫었던 모양이다.
첫째 때는 그냥 마냥 좋으면서 첫 경험이라 얼떨떨하기도 하고 약간의 긴장감이 있었는데 둘째 때는 또 다른 느낌이다. 좋으면서도 뭔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더 큰 거 같다. 둘째를 낳고 봄의 여신님은 셋째 산삼이는 안 낳겠다고 선언을 해버렸다. 셋째 산삼이가 세상에 태어나기 위해서 봄의 여신님 몰래 산삼을 캐러 다녀야 하나?
‘인연이란 게 이런 건가!’ 부부의 인연으로, 부모와 자식의 인연으로, 자매의 인연으로 우리 가족이 만나게 되어 너무나도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우리 예쁜 딸들 인삼이, 홍삼이, 엄마 아빠 딸로 태어나줘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건강하게 아이 낳아준 엄마 봄의 여신님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우리 가족을 알고 있는 모든 분들과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착한 아이로 잘 키우겠습니다.
자식을 얻는다는 건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끼게 하고, 항상 겸손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가르쳐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