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필로쓴다 Apr 30. 2022

사랑하는 내 딸아, 무엇을 믿느뇨?

이름은 운명을 결정 지을까?

2020년 10월의 어느 날, 푸른 하늘과 선선한 바람, 날씨 좋은 어느 가을날 우리 둘째 아이 홍삼이가 태어난 지 백일을 맞았다. 홍삼이는 태명을 홍삼이라고 지어주어서 그런지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이다. 안고 있으면 아주 뜨끈뜨끈 하다. 엄마, 아빠 둘 다 몸에 열이 없는 체질들이라 더위보다는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인데 홍삼이는 태명이 홍삼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몸에 열이 참 많다.      


홍삼이 이름 지을 때 에피소드를 얘기해 보려고 한다. 첫째 아이 인삼이 이름을 지을 때 철학관에서 몇 개의 이름 후보군을 주셨는데 그중에서 S.H라는 이름이 흔하지 않고 의미도 좋아서 S.H라는 이름으로 지어주었다. 꽤 만족스러웠기에 둘째 아이 홍삼이의 이름 지을 때도 같은 철학관으로 이름을 지으러 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름이 잘 안 나온다고 하면서 J.M이라고 후보군 없이 한 개의 이름만 알려주었다. J.M이란 이름이 나쁘지는 않지만 흔한 감이 있고 전에 큰 아이 이름 지을 때 후보군 중에 하나로 말씀하신 이름 중에도 J.M이 있었기에 뭔가 성의 없이 돌려막기 하는 느낌이 들어서 고민 끝에 다른 철학관을 다시 소개받아 작명의뢰를 하였다.


그렇게 해서 두 번째로 찾아간 철학관에서 지어 준 이름은 소린[少(작을소) 璘(옥빛 린)] ‘소련 여자인가??’ 나중에 크면 놀림받을 거 같기도 하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고, 대략 난감한 상황이 돼 버렸다. 소린이란 이름은 흔하지는 않지만 썩 맘에 들지 않는데 철학관에서는 이름에 의해서 아이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자기는 작명을 사주를 풀어서 하는 게 아니라 성명학에 근거해서 발음과 획수를 바탕으로 과학적인 원리로 작명하는 거라고 설명하며 본인이 지은 이름이 예쁘게 잘 나왔다고 본인 스스로 꽤 흡족했지만 우리 부부는 돈은 돈대로 쓰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해서 대략 난감한 상황이 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J.M이라는 이름은 어떤지 물어봤는데 안 좋다고 하셨다. 아이의 사주가 강한 편이라서 강한 사주에는 쌘 이름보다는 보완해 주는 게 좋다는 의미로 말씀을 해주셨다. 처음 갔던 철학관에서는 본인이 작명의 최고 권위자이고 아이의 사주가 강한 편이라 쌘 이름으로 작명해서 기를 살려주는 이름이 좋다고 설명해 주셨는데 두 번째로 간 철학관에서는 강한 사주에는 쌘 이름보다는 보완해 주는 게 좋다는 의미로 말씀을 해주셨다. 사주는 같지만 해석이 다른 애매한 상황이 됐다. 가족회의와 투표까지 진행해 보았지만 누구 말이 맞는지 어떤 이름이 더 좋은 지 혼란스럽기만 했다. 많은 생각과 고민 끝에 홍삼이의 이름은 처음 철학관에서 지은 J.M으로 결정하고 출생신고를 하였다.

      



만약에 홍삼이의 태명을 홍삼이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정했다면 우리 홍삼이는 열이 없는 체질의 아이로 태어났을까? J.M이라는 이름으로 성장해서 나중에 성공하지 못하면 이름을 잘못 지어줘서 그렇다고 부모를 원망할까? J.M이란 이름으로 성공한 삶을 산다면 자기가 잘나서 그런 거라고 할까? 머릿속엔 여러 생각이 들었다.


모든 건 알 수 없는 일이고 성공과 실패에 대한 기준도 정답은 없는 것이기에 건강하고 착한 삶을 사는 것이 좋은 삶이고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이름을 좋은 이름으로 잘 지어주고 성공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길 내심 기대하고는 있지만 어떤 이름이든 간에 내 아이들은 건강하고 착하게 자라줄 거라는 강한 믿음으로 오늘 하루도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살자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착하게 살기 바란다면 내가 건강하고 착하게 살자고 그렇게 다시 한번 생각한다.    

  

항상 건강하고 착한 마음으로 살아가길 바라며 오늘도 사랑 듬뿍 담아 뽀뽀를 해줘야겠다. 사랑스러운 아이로 잘 자라겠다고 사랑스러운 웃음으로 대답할 것 같다.


사랑하는 내 딸들아, 무엇을 믿느뇨?

아빠는 우리 딸들이 건강하고 착하게 성장해 줄 거라고 굳게 믿을게~~

우리 딸들 사랑해~~     
매거진의 이전글 인삼이 동생 홍삼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