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행자를 읽고 소개된 21권을 모두 사서 읽고 쓰는 서평 1-장사의 신
장사의 신을 다 읽었다. 작가는 우노 다카시. 번역은 김문정이다.
이 책은 일본의 이자까야라는 작은 술집에서 시작하여 라쿠 코퍼레이션 사장이 된 우노 다카시가 쓴 장사의 노하우에 관한 책이다. 제목처럼 장사의 신이면서 다 읽고 나니 또한 접객의 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담담한 할아버지 같은 음성의 대화체로 이루어진 이 책은 정말 재미있어서 술술 읽히는 책이며 마음만 잡고 읽으면 몇 시간 만에 다 읽히는 이야기다. 다만 나 같은 경우 빠르게 읽을 수 없었던 이유는 몰려오던 잠과, 단순히 읽고 지나가기엔 생각할 거리들이, 나의 직장과 나의 글쓰기와 나의 태도에 영향을 주는 글귀들이었기에 책에 메모와 줄을 치다 보니 2023년 9월 20일 밤 11시 37분에 시작하여 29일 오후 3시쯤 읽기가 끝났다.
쓰던 연필심이 다 되어서 새로 깎아둔 연필로 교체하는 순간 그 페이지가 마지막 페이지가 되어 있었다. 아쉬웠다. 다정스러운 우노 씨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귓가에서 들리는 듯 하기에. 약간은 반복되는 이야기들이 있긴 하지만-언제까지 가만히 곁에 앉아서 듣고 싶어서이기도. 책을 읽는 내내 아 나도 5-6평 정도의 작은 라면 가게 하나 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으며 이 책대로 하면 무조건 성공할 거 같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책은 모두 part5로 이루어져 있다. 1. 장사 안 되는 가게는 있을 수 없다, 2. 인적이 드문 곳에 가게를 열어라, 3. 요리를 못해도 인기 메뉴는 만들 수 있다, 4. 손님을 기쁘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5. '팔자'고 생각하면 날 개 돋친 듯 팔릴 것이다로 구성되었다. 가장 재미있고 밑줄이 많이 그어진 파트는 part1편과 part2편이다. 그렇지만 본인이 직접 경험하고 작가의 표현에 의하면 점장으로 있던 아이들이 가게를 내면서 경험한 이야기들로만 구성되어 있어 현장감이 장난 아니다. 아주 생생한 필치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우리가 익히 경험했듯이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책은 뒤로 갈수록 책의 퀄리티가 너무 떨어지고(내용면에서) 어떻게 이런 책을 내고 이 책이 베셀이 되었을까 한때는 의문을 품었었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말미에서도 중복이 조금 거슬리기는 하지만 읽어야 할 내용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책의 내용도 그렇지만 우노 다카시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생겼다. 그렇다. 어떤 사람인지 이 분의 인품이 궁금해진 것이다. 사람에 대한 사랑, 고객으로 오는 손님 중 어느 한분도 소홀히 하지 않는 소박하면서도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가 가장 매력적이게 다가왔다. 역행자를 여러 번 읽고 책을 21권이나 사서, 사고를 치고 난 뒤 부자그릇(바로 독후감을 쓸 예정)을 먼저 읽고 웃으면서, 뭐 일본인이 쓴 책을 두 번째로 읽네. 뭐 제목이 이래. 자청이 한번 추천해 줬으니 이유가 있겠지 하고 집었다. 장사의 노하우라... 아 그런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연필로 계속 새까맣게 밑줄을 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고 이 책은 나에게 이런 생각마저 안겨 주었다.
'직장에 대한 아이디어 도출을 위한, 글쓰기 위한, 다른 방향의 샘이 솟는 경험을 하게... 가령 장사의 신의 [장사]는 아이디어와 글쓰기로 변형되었다... 아이디어의 신, 글쓰기의 신...'
마지막으로 이 책에 대한 가장 적절한 소개를 책에 나온 문장으로 마무리할까 한다.
"내 인생의 모토는 '一笑一杯'다. 한 잔 술에 한 번 웃는다!
고달픈 삶을 한 잔 술로 달래기 위해 사람들은 선술집을 찾는다.
술장사, 성공하고 싶다면,
따뜻한 밥을 지어 먹이듯 따뜻한 술 한 잔을 대접하라.
장사의 기본은 '정성'을 들이는 것,
그리고 술장사의 기본은
'마음을 담은 술'을 내어놓은 것이다..."
아무래도 내가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면 어디 인적 드문 구석의 라면 가게에서 책을 팔고 있지 않을까. 그만큼 이 책은 당장 작은 음식점을 내어서 접객을 하고 싶게 한다. 수많은 명문장은 책을 통해 직접 들어 보시길 권한다.
(P.S)
김문정번역가는 장르에 상관없이 다독하는 독서광이며 해외여행을 즐긴다고 작게 소개되어 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 "살아있는 말을 써야 한다 등등" 번역이 아주 잘된 문장들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래서 이분 또한 어떤 분인지 같이 생각하게 만들었다. 작가의 경험이 녹은 글과 번역가의 잘 번역된 문장들을 거실에서 배 깔고 누워 포도 먹으며 읽는 것은 너무도 감사할 일이다.
(서평을 글로 표현하니 많이 서툽니다.^^ 제멋대로인 서평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