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도 보았을까요.
스치듯 지나가는
그 짧은 순간에도
기억 속 뇌리에 깊이
스며들었던 그대의 향이
겨울을 버티고 봄을 맞이한
나뭇가지가 꽃피우듯
서서히 기억의 수면 위로
그대의 웃는 얼굴을
피어나게 했어요.
그대의 옆모습에
생각의 틈이 열리기도 전에
몸은 그대를 향해 돌아가고
눈은 그대를 찾았어요.
결국 멀어지는 뒷모습만을
쫓아가게 되었지만,
그대라는 것 피어난 기억이
말해 주었죠.
함께 있던 지금의 곁을
내어준 그녀가 누구냐 묻는 말에
그냥 아는 사람이라고만
답할 수 있었네요.
그대도 보았을까요.
혹시
내가 웃고 있는 모습을
그대가 보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