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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엠 Apr 27. 2022

세계 최장이었던 아카시해협대교

혼자 가는 오사카 여행 2편

세계 최장의 왕좌(?)에서 내려온 아카시해협대교

직업병이 도지다

오사카 여행 1편에서 언급했듯이 이번 여행은 100% 필자의 취향대로 일정을 잡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특이한 장소를 고르라고 한다면 오늘 소개해드릴 "아카시해협대교(明石海峡大橋)"이다. 2022년 3월 터키의 차나칼레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 세계 최장 교량이었다. 여기서 일반인들이 혼동하는 게 최장이 어디에서 어디까지 거리이냐인데, 한쪽 다리 끝에서 반대편 다리 끝까지가 아니라 교량 상판을 지지하는 교각과 교각까지의 간격을 의미한다. 이 간격이 길면 길수록 기술력을 요하기 때문에 공학적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구조공학을 전공하고, 교량분야 설계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그래서 학교에서 공부할 때부터 이 교량을 자주 접했고 사회생활을 하며 현수교 설계를 하면서 항상 벤치마크의 대상이었던 교량이다. 업무상 국내의 교량현장을 견학 가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해외의 교량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는 흔하지 않다. 그것도 세계 최장의 교량이라니!! - 필자가 방문할 당시만 해도 세계 최장이었다 - 당연히 이번 여행 일정에 포함시켰다. 조금 더 일찍 준비를 했더라면 교량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서 교량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서 예약을 하지 못해 아쉽다.

아침 일찍 오사카에서 고베행 기차를 탔다. 다행히 날씨도 좋아 교량 풍경사진 찍기 딱 좋은 날씨다.

드디어 실물을 영접하다

오사카에서 고베 시내를 지나 40~50분 정도 더 가면 JR 마이코역(舞子駅)이 나온다. 역에 도착하기 전부터 창밖으로 거대한 위용이 눈에 띈다. 우선 외부에서 천천히 감상을 하며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너무 규모가 크다 보니 실물 같지가 않고 그냥 그림 같다.

거대한 아카시해협대교의 전경

교량 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위 사진의 꼭대기(주탑)까지 올라가 볼 수 있다. 교량 설계를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안에 까지 들어가서 자세히 보고 싶은 마음에 아쉽기만 하다. 그런데 둘러보다 보니 교량 내부에 한 100m 정도 안으로 들어갈 수 있고 휴게소까지 설치되어 있는 전망대가 있는 게 아닌가! 얼씨구나 하고 안으로 들어가 봤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교량에 대한 소개와 내부를 체험할 수 있는 도보코스와 요새는 흔해진 유리 바닥길이 있다. 휴게소에는 기념품도 있고 심지어 밖을 바라보며 맥주도 마실 수 있었다. 상표도 "아카시해협대교 맥주".

교량 전망대 입구와 휴게소에서 마신 지역맥주

일본의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엿보다

실제로 세계 최장 교량을 건설한 일본이 자부심은 상당히 큰데 그것은 교량 옆에 있는 "아카시해협대교 전시센터"를 방문해 보면 알 수 있다. 우선 입구에는 현수교 주케이블(곡선 모양의 강선 다발)의 실제 크기 단면이 전시되어 있다. 현수교는 교량상판이 모두 이 주케이블에 매달리는 구조형식이기 때문에 안전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데 아카시해협대교의 케이블의 직경은 무려 1.122m나 된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해 볼 수 있다. - 이 케이블을 타고 유지관리인력들이 이동도 한다. 정말이다. -

교량과학관 입구(좌)와 주케이블 단면 조형물(우)

안으로 들어서면 아카시해협대교에 대한 설명과 시공과정을 미니어처로 일반인도 알기 쉽게 잘 설명해 놓았다. 꼭 교량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더라도 한 번쯤 둘러볼 만하고, 특히 과학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다만 교량이 완공된 지 벌써 30년이 넘어 이곳의 시설도 다소 노후화된 점이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나가기 전에 기념스탬프를 받는 것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