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혼자 빛을 내는 별은 없다
영화인, 안성기.
어릴 적, 나중에 어른이 되면 이 아저씨가 광고 속에서 마시던 커피를 꼭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실제 마셔본 인스턴트커피는 그의 이미지처럼 부드럽고 품위 있었다.
광고 속 부드러운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연기 폭이 좁지 않을까(쓸데없는 걱정)했지만, 코믹 연기, 마초연기, 액션 연기, 권위적 남성 연기 등, 그가 맡은 모든 역에서 풍기는 안성기, 그만의 느낌적인 느낌은 참 그가 천상 배우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가 나온 영화를 모두 다 보지는 않았지만, 영화 속 그는 캐릭터마다 마치 원래의 자신인 마냥, 영화 속에 잘 녹아났다.
한 연예정보 방송에서 영화 인생 60주년을 맞이한 배우 안성기 씨의 필모그래피를 소개했는데, 한 영화에서 그의 인생을 함축적으로 말해주는 대사가 마음에 와 닿는다.
극 중 박민수의 대사
"곤아, 그거아냐? 자기 혼자 빛을 내는 별은 없다"
늘 주연 배우만 했을 줄 알았는데 그도 꽤 많은 작품에서, 특히 박중훈과 함께한 영화에서 조연으로 활약했다.
특히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는 대사 한 마디 없었다고 한다.
역할이 작아도 임팩트 있는 연기라면, 그 연기가 영화 속에서 잘 버무려져 작품 자체가 빛나게 된다면, 배우로서 가장 보람된 일이 아닐까 감히 추측해본다.
또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 모두는 내 인생의 주인공이자, 함께 사는 이 세상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조연이다.
각자 인생에서는 훌륭하고 칭찬받아 마땅한 주인공이지만, 함께 하는 사회에서는 비록 비중이 작더라도 하모니를 이루는 조연이 되어야 한다.
그 어떤 성자나 학자의 말보다, 존경할 만한 한 배우의 삶을 통해 깨닫는 지혜가 소중하게 느껴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