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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ung Kim Mar 16. 2017

소설의 힘

기억을 바꾸어 읽는 강력한 서사

소설을 읽음으로써 '그때까지 무명이었던 경험'이 '내 안에 있었다'는 기억 자체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인간의 정신건강을 좌우하는 것은 '과거의 사건을 확실하게 기억하는 능력'이 아니라 '그때마다 끊임없이 과거를 바꾸어 쓸 수 있는 능력'입니다.

(중략)

트라우마를 해제시키려면 '강력한 서사의 힘'이 필요합니다. '동일한  형태와 (무) 의미'를 사수하려고 하는 기억의 단편을 다른 형태, 다른 의미로 '바꾸어 읽는'힘을 우리에게 주는 것은 바로 '강력한 서사'입니다.


                                                              

 하루키 씨를 조심하세요 72p. 우치다 타츠루》

                                                                         





소설을 읽거나, 드라마, 영화를 볼 때, 인간의 뇌는 그전까지는 조명받지 못한 기억들을 끄집어내어, 마치 데자뷔인 것 같은 착각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보통은 그런 상황에서 '내가 그럴 줄 알았어' 라고 하면서도 희안하게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았지?' 하고는 한다.

우치다  타츠루는 이 해프닝들이 모두 기억을 바꾸는 서사의 힘(조금 생소하지만, 쉽게말하면 기억의 편집) 때문이라는 해석했다.

우리의 뇌가 기억을 변형하고 재구성함으로써 스스로 끊임없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 서사의 힘우리 안에서 공감을 만들어 내고, 그 울림을 통해 감동을 전달하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서사의 힘이 이렇듯 강력하다고 하니,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좋은 치료방법이 될 것같아 좋지만, 한편으로는 병적으로 편집되고 남용되지 않을 까 두렵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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