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이니 을사년이니 하는 용어는 태음력에서 나왔으므로 엄밀하게는 아직 갑진년이다. 을사년은 설날, 그러니까 양력 1월 29일부터다. 을사년이 오기 전에 명신이 부부를 처단해야 한다. 그러기를 바라 일 년 가까이 스마트폰 배경 화면으로 갑진부(甲辰符)를 깔고 열 때마다 기원했다. 탄핵이 인용될 때까지 배경 화면을 바꿀 수 없다.
사실 이런 내 RITUAL은 명신이 부부가 용산에 똬리 튼 그날부터 일상 결절점에 자리 잡았다. 출퇴근 때 열차 진입을 알리는 음악에 맞추어 8자 진언을 올렸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일간신문 1면 머리기사를 보고 8자 진언을 올렸다. 숲과 물을 걸으며 저 사악한 두 아이콘 뒤에 우글거리는 특권층 매판 부역 세력 처단을 빌고 또 빌었다.
제국주의를 샅샅이 공부하면서 우리나라 부역 실상을 낱낱이 밝히려고 수많은 글을 썼다. SNS를 통해 전해지는 집회 소식을 따라 광화문, 여의도, 남태령으로 달려갔다. 기부와 후원, 하다못해 서명으로라도 세상 바꾸는 일에 참여했다. 변방에서 주춤거리며 다가간 발걸음이라서 부끄럽지만 나는 이렇게나마 내 60대와 소담하게 이별했다.
출렁이는 회한으로 이 글을 쓰는 지금 한남동 가짜 대통령 공관에서는 공수처가 체포를 시도하고 있다. 사악하고 비겁한 명신이 집사람, 석열이는 결국 체포, 구속되고 파면당한다. 이 일 확정되면 나는 스마트폰 배경 화면을 바꿀 테다; 내가 사랑하는 나무나 풀이나 버섯 사진을 콧노래 부르며 찾아볼 테다. 2025년 1월 3일 8시 46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