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은 에그타르트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에그타르트를 먹지 않고서는 포르투갈을 논할 수 없다'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벨렝 지구 Pasteis de Belem도 가고, 리스본 시내에 있는 가게(Nata de Lisboa)를 그냥 워크인으로 들어가서 먹어보기도 했으며 다시 비엔나로 돌아오기 직전에 전통시장 중 하나인 타임아웃 마켓(Time out Market)에 들러 에그타르트와 바칼라우를 또 먹어보기도 했다.
그만큼 에그타르트류는 포르투갈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마법 같은 아이콘이다.
리스본 시내 거리에 있는 Nata de Lisboa. 구글 평점을 보고 그냥 들어가 봤다.
이제 그 포르투갈 에그타르트를 다시금 떠올리게 했던 경복궁역 근처 에스프레소 바 Sorry Sorry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재작년 언제쯤인가 에스프레소 바가 한참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어느 블로그에 소개된 서울 시내 에스프레소 바 중에 경복궁역 근처에 Sorry Sorry가 가깝다는 이유로 눈에 띄었다.
유럽에 지내면서 유럽사람들, 특히 이탈리아 사람들의 커피 문화를 보니, 보통 아침에는 브리오슈 하나에 라테를 마신다. 아마 빈 속이라 블랙커피는 속에 부담이 되나 보다 싶었다.
그런 다음 점심 때는 식사를 배부르게 한 다음 에스프레소를 마신다. 아마 일반 커피는 배부름을 더 가중시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잠도 깰 겸 에스프레소 바 Sorry Sorry에 들렀다.
에스프레소와 에그타르트 세트를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벽에 있는 엽서들이 눈에 들어왔다.
대부분 포르투갈과 관련된 내용들이 들어있었다. 예를 들어 벨렝탑, 신트라 성 등이었다.
그 물건들을 보면서 주인과 포르투갈이 뭔가 깊은 인연이 있음에 틀림없다 생각하고 주인과 잠깐 얘기를 나누었다.
나의 질문에 주인 왈, 에스프레소 바에 에그타르트 사업을 하려고 포르투갈 전역을 돌아다니며 에그타르트를 먹어봤다고 한다.
그리고는 가장 유명한 3개 에그타르트를 선정해서 프랜차이즈를 해 달라고 요청했더니, Pasteis de Belem은 프랜차이즈를 해 줄 수 없다고 해서 나머지 2개 중에 하나와 협상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레시피를 줄 수는 없고 다만 자기네들의 에그타르트를 반죽 상태로 수입해서 팔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 위에 큰 오븐에 직수입해 온 에그타르트 반죽을 넣고 구워서 준다는 것이 주인의 설명이다.
그러니 더더구나 포르투갈의 전통 맛을 느낄 수 있어서 더 가게에 매료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도 가끔 오후 3시 넘어 나른하게 졸리면 가서 에스프레소와 에그타르트 하나를 먹고 당분과 에너지를 보충한다.
가게가 좁고 테이블이 한 두 개밖에 없어서 유럽식으로 가게 스탠드에 서서 먹거나 가게 앞에서 서서 먹기도 한다. 나름 유럽식이라 괜찮기도 한데, 가게 주인 입장에서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홍보효과도 있으니 나쁠 것 없기도 할 것 같다.
참고로 Sorry Sorry는 구독이라는 특이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한 달에 일정액을 내면 금액에 따라서 매일 에스프레소와 에그타르트를 먹을 수 있는 프로모션이다. 주인님 아이디어가 신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