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의 텅빈충만, 무소유 등의 글을 읽을 때와는 다른 울림이 있습니다. 이책이 만들어진 배경이 알고 보면 재미있습니다. 법정스님은 원적에 드시며 절판하라고 명하셨고 출판사들도 이에 호응하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스님의 책이 중고시장에서 고가로 팔렸던 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때문이겠지요. 그런데 2018년에 스님의 책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이유가 점차 궁금해 졌습니다. 스님께서는 박정희 정권시절 민주화운동 참여 후에는 불필요한 대인관계를 삼가하시고 송광사 불일암으로부터 시작해서 두메산골을 전전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미국에서온 부부가 터잡고 사는 움막을 둘러보시고 '수류산방'으로 이름짓고 기거하시게 됩니다. 그 때도 스님께서는 글을 쓰시면 주기적으로 원고를 태우셨던 모양입니다. 평소의 무소유에 대한 철학을 실천하시기 위해서였을 겁니다. 그때 지켜보던 움막부부가 태우는 이유를 궁금해하니 그때부터 부부에게 공부나 하라고 스님께서 쓰신 육필종이를 태우지 않고 건네 주었다고 합니다. 스님께서 원하시는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쨎든 그 부부가 가지고 있던 스님의 독백글들이 모여 한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먼저 살다간 선배의 조언이라고 생각해도 좋은 글들이 모여 있습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신 무소유는 가지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최대한 버리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모두 버렸다면 모두 갖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책을 먼저 읽고 배경을 알게 되었지만 문장 하나하나가 불교도가 아닌 저같은 범인에게도 삶을 되볼아보게 할 뿐만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에 대한 조그만한 방향을 던져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