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웹툰 작가 도전기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 온 것까지는 그래 좀 설레었다. 이번엔 마음 내려놓고 있었는데 나한테 줄 선물이 남았나 보다. 그런데 선물을 열어보니 쪽지가 가득했다. 뭐지? 하나씩 펴보는데 낯익은 글씨. 내가 쓴 것들이었다.
“인체 그릴 때 보는 눈이 생기게 해 주세요”
“그림 실력이 늘게 해 주세요”
“사람들이랑 잘 지내게 해 주세요”
“브런치에 꾸준히 글 올리게 해 주세요 “
“알바 면접 합격하게 해 주세요”
“찬양 잘하게 해 주세요”
“포항 잘 다녀오게 해 주세요”
“엄마 아빠 아프지 않게 해 주세요”
“동생들이랑 만나서 밥 먹게 해 주세요”
“다니엘기도회 완주하게 힘주세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도와주세요”
한 해 동안 내가 기도했던 제목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럼 응답받지 못한 기도들은요?!
그때 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다행이었다는 걸, 보는 눈이, 생각하는 마음이, 내가 더 단단해질 수 있게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