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유럽 여행 이야기
우리는 다시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독일 뮌헨으로 향했다. 앞에서 말했듯이 필자는 KFC 오리지널 치킨을 좋아한다. 그래서 자꾸 KFC에 갔나 보다. 아이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나는 우리 집 세탁기가 고장 난 후로 상당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 같다. 이동할 때마다 빨래방 가는 게 왜 이리 신나는지. 문명의 혜택이 이런 거구나. 빨래를 내 손으로 비틀지 않아도 되는 게 이렇게 행복한 거구나. 아이들은 와이파이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돈이 들었지만 유심을 빌려오길 잘했다.
숙소를 몇 군데 옮겨 다니는 동안 아이들은 늦잠을
자느라 조식을 먹지 못했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 찬바람을 쐬고 들어와 조식을 먹으며 멍 때리는 게 좋았다. 파프리카를 씹을 때는 내가 토끼나 말이 된 것 같았고 빵에 버터를 바를 때는 유럽에서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여러 가지 햄, 치즈, 달걀을 조합해 입속에 넣으면 미슐랭이 안 부럽고 갓 내린 커피 향에 취해 앞으로도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조식의 가장 좋은 점은 내 손으로 차리지 않아도 되는 점이겠지?